반짝이는

은행나무 침대?

레테레테 2017. 10. 28. 12:28

날이 추워질수록

점점 커져가는 몸집

옷이 한겹 두겹 늘어만간다.

 

올가을엔

노오란 은행잎을 거의 보지 못했다.

10월 초까지 날씨가 따뜻해서였는지 모른다.

오늘 아침

다리를 건너 건널목에서 바라보니

사람들이 모여있다.

그옆으로 작은 포크레인이 있고

두어명은 뭔가를 들고 있고

한사람은 사진을 찍고 있다.

자세히 보니

포크레인에 삽이 아닌 집게가 달려있고

전기톱을 가진 사람이 보인다.

 

음.

지난주에 웬 사람이 와서

도로를 넓혀야 해서 기존의 가로수를 뽑고,

그만큼 도로를 넗히고

은행나무가 아닌 이팝나무를 심는다며

통행에 지장을 줄것같다며 양해를 구하고 갔다.

지난주에 공사를 하는줄 알았는데

오늘에서야 하네.

중학교때 처음 은행나무를 심었었다.

그땐 한뼘좀 넘는 굵기였는데

오늘 처음으로 안아보니 내두팔이 닿지 않는다.

어느새 이렇게 자랐을까.

처음 심었을땐

언제커서 여름에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를 걸어볼수 있을까 했는데

이제 시원해지니

없어진단다.

기분이 참 묘하네.

잘려진 나무들은 어디로 가게 되는걸까.

탁자나 의자들로 다시 살아가게 되는것일까.

글쎄....

 

아름드리 나무들이 있던 자리에

야리야리한 어린 나무들이 오겠지.

그 나무들이 아름드리가 되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참으로 오랜 세월이 걸렸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