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비와 생각들

레테레테 2019. 5. 27. 17:04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가 듣기 좋다.

얼마만에 들어보는 것인지.

 

출근길 개울물이 얼마나 늘었나 하고 내려다보니

보이지 않던 새들이 왔다.

새까만 가마우지 한마리

새하얀 백로 열마리쯤

그리고 까망과 하양을 섞은듯 한 회색 왜가리 한마리.

오리들은 보이지 않는다.

간만에 비가 와서인지 다들 모였다.

예전 같으면 백로들이 가마우지를

가는곳마다 따라 다녔을텐데

오늘은 어린 백로 한마리만 가마우지곁을 맴돌뿐이다.

나름 거리를 찾은것인지.

백로들이 한번씩 부리를 물속에 넣을때

가마우지는 벌써 이쪽에서 들어가 저쪽으로 나온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마우지는 안왔음 좋겠어.

송사리가 남아나지 않을듯.

바닥이 드러난 개울에 그나마도 얼마남지 않은

송사리가 다 없어질거 같아.

 

이렇게 비가 내리는날

어제 갔던 그 곳에 가면 참 운치가 있을듯해.

창이 많고 그 창너머로

아담한 정원이 보인다.

그곳엔 인공폭포같이 꾸몄는데 오늘처럼 비가 내리면

이끝에서 저끝까지 폭포가 될거 같아.

이리저리 굽은 소나무도 예쁘고

꽃핀 다육이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작은 흰꽃이 있다.

안개꽃처럼 생겼는데 이름은 모르겠네.

어제 그 작은 정원을 보며 비오는날 오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했었지.

커피는 맛있었는데 음식은 또 가볼 생각이 드는건 아니었어.

 

비가 더 왔으면 좋겠는데.

오는것도 아니고 안오는것도 아니고

이게 뭔지.

오려면 확실하게 오던가

오다 말다.

다왔나 싶으면 또오고

땅이 다 젖기나 했는지 모르겠다.

아침에 비온다고 버스 타고 가라는걸

그냥 걸어왔다.

간만에 비오는 풍경도 보고도 싶고

걷고도 싶어서.

미세먼지가 심해서 걷는다는게 내키지 않았는데

이런날 걷지 않으면 또 언제 걷겠나 싶어서.

 

세월이 빠른 것인지

벌써 5월이 거의 다 갔다.

다들 힘들다 힘들다 하는데

세월은 힘도 들지 않는지

빠르게 잘도 간다.

좀 쉬어가도 뭐라 할 사람없는데

뭘 그리 재촉하며 가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