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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긴 시간
레테레테
2022. 6. 18. 10:37
지난달부터 한달에 한번씩 기차를 타고 있다.
다음달에도 타야 하고.
요즘은 계속 KTX를 타고 다녔었다.
기차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서.
코로나전에는 기차에서 간식도 먹고 했었는데
이젠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하니 너무 불편해.
가능하면 기차에 짧게 머물고 싶어.
며칠전엔 갈땐 KTX,
올땐 무궁화를 탔었다.
정말 오랜만에 탄 무궁화였다.
기차에 올라서자마자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마스크를 썼음에도.
자리에 앉아 창밖을 보니
풍경이 보인다.
올때는 보지 못했던.
아니 보긴 봤지만 정확히 뭘 보았는지 모르는 풍경들.
연두빛 나무들과
물을 댄 논에 줄맞춰 서있는 모를 봤다.
키작은 연두빛 모.
정말 예뻤다.
스쳐지나가는 풍경속에 스무살무렵
눈내리는 겨울 친구들과 함께 무작정 기차를 타고 왔었던
그역을 보았다.
지금은 높은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현대화 되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살던 도시보다 작았었다.
기차를 타고 그곳에 왔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느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며
그런 이야기를 했었던거 같아.
여기는 우리가 사는곳보다 작네...
아마도 내가 가자고 했을거 같아.
그 곳에 가면 그 아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아니 그 아이가 걸었던 그길을 걸어보고 싶었는지도.
어쩌면 이것도 지금 나의 생각일지 모르지만.
기차를 타면 어쩔수 없이 지나쳐야 할 그 곳.
지나칠때면 항상 그 옛날의 기억이 소환되는 그 곳.
아무도 모르고 나만 기억하는
그 곳을 지나치며 떠오르는 수 많은 기억과 생각들.
다음달에도 가야 하는데
다시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