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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편해서 좋다.

레테레테 2023. 10. 15. 20:34

점심을 먹고

늘 가던 카페로 갔다.

그곳이 좋은 이유는

마음이 편하다는 거.

사람이 많아도 그리 시끄럽지 않고

과하게 친절하지도 않다.

엄마도 마음이 편해서 좋단다.

지난번에 갔을 땐 

국화마다 꽃망울 풍년이었는데

오늘 가보니

노랗고 빨갛고 보라색 국화들이 활짝.

여기저기 꽃천국이다.

예쁘네.

겹채송화도 피었다.

어디에 앉을까 두리번두리번.

매번 안던 자리가 마침 비어서 그 자리에 앉았다.

그 자리가 좋은건

앞이 확 트여서

바로 앞산과 저 멀리 산이 보이고

온통 초록초록이라 눈이 시원해진다.

바로 아래 논에는 

벼들이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카페가 워낙 넓어서 

옆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든

들리지 않는다.

오늘은 네댓 살 되는 아이들 세 명이 

장난감 자동차를 타며 놀았다.

잠시 후 또 다른 팀이 왔는데

아이들이 와 강아지다 하고 따라다녔다.

흰 강아지와 까만 강아지 두 마리.

강아지 주인이 흰 강아지는 만지면 문다며

혹여나 아이들을 물까 봐 계속 안고 있었다.

까만 강아지는 보기와는 다르게 

순하더라.

아이들과 뛰어다니며 놀더라.

아이들이 공을 던져주니 물어오기도 하고.

아마 아이들에겐 특별한 하루가 되었으리라.

 

엄만 찐한 망고주스를 

난 고소한 치즈비엔나커피를 마시며

일요일 오후를

만끽해 본다.

그냥 앉아서 지나가는 차도 구경하고

벌써 중턱까지 알록달록해진 단풍구경도 하고.

오늘도 투호를 해봤다.

난 두 개가 들어갔다.

엄만 총 세 개.

ㅎㅎㅎ

나보단 엄마 운동신경이 뛰어난 걸로.

이렇게 바빴던 일요일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