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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함께

레테레테 2024. 10. 24. 22:37

지난 화요일엔 쉬는 날이었다.

비가 올 줄 몰랐다.

오전 내내 볼일을 보고 나니 12시가 넘었다.

도서관에 가서 어떤 책이 있는지 구경도 하고

몇 권 골라서 읽기도 했다.

가끔 창밖을 보면서.

도서관 마당엔 나무도 많고 벤치도 많았다.

비가 오지 않는다면 산책을 하고 와서

책을 읽어도 좋을 듯하다.

비가 와서 유감.

물들어 가는 나무들을 보다가

신간 코너에 가서 기웃기웃.

눈에 띄는 책 두 권을 골라왔다.

호랑이 아가씨.

채근담.

호랑이 아가씨는 검색하다가 봤는데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패스했었다.

너무 만화 같아서.

집에 와서 읽어보니 재밌었다.

빌려온 날 다 읽었다.

두 번 읽지는 않겠지만.

채근담은 얼마 전 책을 정리할 때

많이 망설였었다.

가지고 있을지 보내야 할지.

결국 책장을 떠나보냈다. 책을 

그래놓고 다시 읽고 싶어서 빌려 왔다.

부지런히 읽어야지.

책을 읽다가 챙겨서 나와.

내가 좋아하는 카페로 갔다.

산에 가까워질수록

산이 구름에 가려있다.

속으로 살짝 걱정이 되었다.

만약 갔는데 앞산이 안 보이면 어쩌지.

주차장에 들어서자 차가 몇 대 보인다.

이런 날씨에

오는 사람이 나 말고도 또 있었다.

비가 와서 야외에 있을 수는 없고

처음으로 카페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서너 팀이 있는데 나보다 나이가 있어 보인다.

우롱차 한 모금에

청사과 마카롱을 한입 먹어본다.

향도 좋고 맛도 좋고.

좋다.

남들 다 일하는데 혼자 쉬는 기분.

참 묘하게 좋다.

다행히 울긋불긋한 앞산이 보인다.

저 멀리 산에 구름이 내려앉기도 하고

내려앉은 구름이 날아가기도 한다.

멋지다.

사진으로 담을 수도 없다.

안타까워라.

홀로 앉아

차를 마시며 단풍 든 나무들을 보니

좋구나.

 

다음 주 화요일에는 날씨가 좋았음 좋겠다.

그날도 난 그 카페 마당에 앉아

하염없이 오가는 차와

물들어 가는 나무와

물들지 않는 초록 가득한

나무들을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