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사막속으로
한가한 일요일 이었다. 본문
가을 하늘은 파랗다
오늘은
하루종일 집에서 푹 쉴 줄 알았다.
ㅎㅎ
하긴 오전엔 잠도 자고 좀 쉬었다.
점심 먹기전까지만 해도 그럴 줄 알았다.
근데 거기까지만.
점심을 먹고 나니
초롱무를 사야 한단다.
김치를 해야 한다고.
무만 사면 된다기에
나간김에 황톳길을 걷기로 했다.
반 코스만.
정방향은 너무 경사가 가팔라서 못 간다고 해서
역방향으로 걸었다.
느릿느릿.
20분 걸리는 거리를 30분 좀 넘게 걸었다.
걸으며 작은 꽃도 보고
나무도 보고.
소나무 향이 정말 좋다.
향긋한게.
지난 목요일에 서울에 다녀와서
엄만 좀 힘들다 했지만
그래도 잘 걸었다.
걷고 나선 늘 그러했듯이
그 카페로 갔다.
지난주보다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그늘엔 자리가 다 비었고
해가 드는 곳엔 자리가 없다.
자리를 잡고 보니 저쪽 해가 잘 드는 양지에 자리가 나기에
얼른 뛰어가 자리를 잡았다.
마치 지하철에서 빈자리가 났을 때처럼.
ㅎㅎ
히비스커스와 딸기주스를 마시며
알록달록 물들어 가는 산도 보고
머리 위로 날아가는 까만 까마귀도 보며
잠시 앉아있다가 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언제나처럼 마음이 편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시내로 갔다.
장날이라 그런지
도로 양쪽으로 차가 줄을 섰다.
늦게 가서 파장분위기.
엄마가 상추를 사러 갔는데
떨이라며 싸게 주며 산만큼 더 줬다며
좋아한다.
음 이럴 때도 있군.
초롱무와 고들빼기 한단.
쪽파는 어제거라며 반값에 한단을 가져가라네.
늦게 가니 이런 점이 좋네.
그래도 오늘은 한가한 일요일 이었다.
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