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사막속으로
눈이 마주치다 본문
베란다에 나도 샤프란 흰꽃이 피었다.
이번엔 키가 작다.
화단에 있을 땐 잎도 무성하고 이들이들한데
집에만 들어오면 성성이가 되어 꽃도 거의 피지 않는다.
안타까워라.
좋아하는 꽃인데.
간만에 본 화단.
나무들이 알록달록하다.
빨갛고 노랗고
가을이 깊어가는구나.
잔뜩 흐린 회색빛 하늘.
혹시 몰라 접는 우산을 챙겨 나오니
벌써 비가 내린다.
바람도 꽤 불고 춥다더니 진짜 춥다.
토요일 아침.
텅 빈 거리를 이 생각 저 생각하며 걷는다.
개울은 짙게 물들어 더 차갑게 보인다.
아카시아 나무는 그새 키가 더 자랐다.
아마도 내년 봄엔 내키를 훌쩍 넘으리.
이 차가운 아침에 오리들이 드문드문 보인다.
오리들은 춥지도 않은가.
신호를 기다리는데 여느 날과 달리
신호가 이상하다.
뭐지 하는데 저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소방차다.
커다란 불자동차 1대와 작은 차
그리고 지휘차량(?).
가까이 오기에 건널목에서 보는데
첫 번째 차에 타고 있던 소방관이랑
눈이 마주쳤다.
소방복을 입은.
우리에겐 그냥 스쳐 지나가는 일이겠지만
소방관이나
그들을 기다리는 이에겐 얼마나 긴장된 순간이겠는가.
기다리는 그 시간이 그들에겐 엄청 긴 시간이겠지.
큰일 없이 잘 마무리되었으면.
아마도 그들 때문에 신호가 바뀌었던 거 같아.
소방차들의 이동에 따라 신호등이 바뀐다고 하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