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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걷는다는건 좋은거야.

레테레테 2016. 7. 12. 16:25

ㄱ이 묻는다.

왜 차를 안타고 다니냐고.

한여름과 한겨울에는 타고 다녀야 되지 않냐고.

그리고 그렇게 오랫동안 세워놓으면 차가 고장난다고...

 

요즘은

계속 걸어다닌다.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 날에도

해가 쨍쨍나는 날에도.

걸어다니기 시작하니 걷는게 좋다.

걸으며

이것저것 보기도 하고

이생각 저생각 하기도 하고.

 

 

#

며칠전엔 다리를 건너며 개울을 내려다보니

백로 한마리가 시멘트위에 앉아 있었다.

흘러가는 물을 가만히 내려다보며.

그러더니 순식간에 부리에 뭔가를 물었다.

자세히 보이진 않았지만

아마도 물고기였나봐.

백로는 물고기를 입에 물고 아무일 없다는듯 있으나

백로입에 들어간 물고기는 몸을 이리저리 흔들고 있었다.

한 5초쯤 지났으려나

백로의 부리가 들리면서 물고기가 사라졌다.

물고기 엄마 아빠가 보고 있었다면

참 마음 아팠을꺼야.

근데 물고기는 부모생각을 할까.

아마 생각못하겠지.

있었다는 생각을 하지도 못하겠지.

물고기는 그냥 수많은 물고기중의 한마리였겠지.

그 많은 물고기중 없어져도 아무도 모르는.

그래도 어느 물고기 한마리는 알지 않을까.

 

 

##

아침마다 걷던길.

삼십년전에도 걸어다녔었지.

그땐 은행나무가 지금보다 훨씬 작았고

길가 양쪽엔 논이 있었고 개구리가 울었었지.

아침 등교길 버스를 타러가는 길은 왜 그리도 멀던지.

아버지가 자전거로 정류장까지 태워줬었다.

그시절이 그립거나

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지만

뭔가를 가지고 올수 있다면

아버지를 모시고 오고 싶다.

거나하게 술한잔 하시고 이름을 부르며 들어오시던 아버지를.

그립다거나 보고 싶은이가 없었는데

딱 한명

아버지가 그립고 보고싶다.

오늘은 정말 아주 많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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