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사막속으로
토요일인데. 본문
내일이 경칩이라지.
햇살은 따스하고
하늘은 맑은데....
개구리는 뭐하고 있을라나.
이 뜬금없는 생각은 무엇인지.
날씨는 너무 좋은데
정말 좋은데
한없이
가라앉는다.
끝도 보이지 않게.
밥도 먹기 싫고
말도 하기 싫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
그냥 집에 가고 싶다.
가서 내방에서 가만히 있었으면 좋겠어.
2017년도의 봄이 이렇게 오고 있나보다.
오후 햇살이 활짝 퍼질무렵
문구점에 갔다
문을 열곤 깜짝 놀랐다.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어린 아이들과 함께온 부모들.
중고등학생부터 직장인까지.
사무실에 앉아 창밖을 보다가
갑자기 든 생각.
수첩이 필요하다.
예전엔 항상 수첩을
가방에 넣어 다녔는데
아마도
휴대폰을 가져 다닌 후론
수첩을 가지고 다닌 기억이 없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수첩을 골라본다.
그리 썩 마음에 드는게 없다.
예전에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니던
그런 수첩이.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수첩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웬 남자가
노트가 어딨죠?
한다.
잘모르겠다고 대답하는데
그사람도
그제사 사태 파악이 되었는지 미안하단다.
내가 사무실 점퍼를 입고 가서 직원인줄 알았나봐.
그덕분에 웃어봤다.
괜찮은 수첩을 골랐다.
줄만 그어진 빈 은색 수첩.
살다 살다 은색수첩은 처음이다.
(금색도 있었는데
봄엔 은색이 더 잘 어울릴거라는 생각때문에.)
아무것도 쓰여지지 않은.
수첩의 달력은 필요치 않다.
휴대폰에 다 있으니.
그저
이렇게 우울한 날
몇자 적을수 있는
그런용도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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