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사막속으로

깊어가는 가을 본문

반짝이는

깊어가는 가을

레테레테 2023. 10. 28. 11:25

 

며칠 전 어마무시한 비가 한바탕 휩쓸고 갔다.

나무 아래 있던 차들이

나뭇잎으로 뒤덮였다.

보기엔 예쁜데

그걸 다 어떻게 떼어낼지.

차주인은 엄청 난감할 듯하다.

경비아저씨들도 힘든 하루를 보냈겠지.

퇴근길에 보니 길이며 인도가 말끔하다.

그들에겐 고된 하루였으리라.

억수 같은 비에

사진을 찍는 이들은 대게 어린 사람들이었고

나이 든 사람들은 농작물 걱정을 했다.

난 이도 저도 아닌

아주 오래전 일이 떠올랐다.

버스를 타고 가던 중 

지붕이 부서지는 줄 알았다던 그 아이.

아마 잘 살고 있겠지.

 

느티나무가 곱게 물들어간다.

노랗고 빨갛게.

느티나무는 사계절 내내 예쁘다 ?

봄엔 앙상한 가지에 작은 잎들이 돋아나고

여름엔 짙은 녹색잎들이 커져서 그늘을 만들어 주고

가을엔 알록달록 예쁜 색들을 보여주고

겨울엔 잎들을 다 덜어내고 앙상한 가지들을 보여주는데

겨울모습이 가장 인상적이다.

은행나무들이 노랗게 물들어 간다.

온통 노란색인 나무와

아직도 초록이 가득한 나무.

그리고 올봄에 물을 못 먹었는지

보통 은행잎의 절반도 되지 않는 크기에

초록잎 가장자리만 누렇게 변한 은행나무들도 꽤 보인다.

올봄보다 더 키가 큰 아카시아도

잎을 아래로 늘어뜨리고 누렇게

변해간다.

서늘함이 듬뿍 묻어나는 개울물과

빛을 잃어가는 초록잎들.

저 멀리 보이는 붉은 단풍잎.

서서히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거겠지.

어느새 가을이 깊어 가는구나.

 

'반짝이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이 기다려지는 이유  (6) 2023.11.02
쉬어가는 시간  (5) 2023.10.31
나도 샤프란  (4) 2023.10.22
한가한 일요일 이었다.  (1) 2023.10.22
눈이 마주치다  (2) 2023.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