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사막속으로
깊어가는 가을 본문
며칠 전 어마무시한 비가 한바탕 휩쓸고 갔다.
나무 아래 있던 차들이
나뭇잎으로 뒤덮였다.
보기엔 예쁜데
그걸 다 어떻게 떼어낼지.
차주인은 엄청 난감할 듯하다.
경비아저씨들도 힘든 하루를 보냈겠지.
퇴근길에 보니 길이며 인도가 말끔하다.
그들에겐 고된 하루였으리라.
억수 같은 비에
사진을 찍는 이들은 대게 어린 사람들이었고
나이 든 사람들은 농작물 걱정을 했다.
난 이도 저도 아닌
아주 오래전 일이 떠올랐다.
버스를 타고 가던 중
지붕이 부서지는 줄 알았다던 그 아이.
아마 잘 살고 있겠지.
느티나무가 곱게 물들어간다.
노랗고 빨갛게.
느티나무는 사계절 내내 예쁘다 ?
봄엔 앙상한 가지에 작은 잎들이 돋아나고
여름엔 짙은 녹색잎들이 커져서 그늘을 만들어 주고
가을엔 알록달록 예쁜 색들을 보여주고
겨울엔 잎들을 다 덜어내고 앙상한 가지들을 보여주는데
겨울모습이 가장 인상적이다.
은행나무들이 노랗게 물들어 간다.
온통 노란색인 나무와
아직도 초록이 가득한 나무.
그리고 올봄에 물을 못 먹었는지
보통 은행잎의 절반도 되지 않는 크기에
초록잎 가장자리만 누렇게 변한 은행나무들도 꽤 보인다.
올봄보다 더 키가 큰 아카시아도
잎을 아래로 늘어뜨리고 누렇게
변해간다.
서늘함이 듬뿍 묻어나는 개울물과
빛을 잃어가는 초록잎들.
저 멀리 보이는 붉은 단풍잎.
서서히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거겠지.
어느새 가을이 깊어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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