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사막속으로
쉬어가는 시간 본문
출근길.
느티나무가 빨갛다.
곱게 물들어 간다.
며칠 전 비가 온 여파인지
나무들이 휑하다.
앙상해진 나무들을 보면
춥고 쓸쓸해 보였다.
그런데 오늘은 좀 달랐다.
나무들이
그 무거운 잎들을 걷어내고
조금은 홀가분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이 사는 내내 떨어지지 않고
계속 붙어 있다면
너무 힘들지 않을까.
홀가분하게 다 떠나보내고
그 추운 겨울에
매서운 비와 바람과 눈을
맞으며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게 아닐까.
봄 여름 가을
그 세계절동안
그들을 건사하느라 온 힘을 썼으니
온몸으로 겨울을 느끼며
정리하고 쉬는 시간이 아닐까.
사람에게도 그런 쉬어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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