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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는 시간

레테레테 2023. 10. 31. 09:25

 

출근길.

느티나무가 빨갛다.

곱게 물들어 간다.

며칠 전 비가 온 여파인지

나무들이 휑하다.

앙상해진 나무들을 보면 

춥고 쓸쓸해 보였다.

그런데 오늘은 좀 달랐다.

나무들이

그 무거운 잎들을 걷어내고

조금은 홀가분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이 사는 내내 떨어지지 않고 

계속 붙어 있다면

너무 힘들지 않을까.

홀가분하게 다 떠나보내고

그 추운 겨울에

매서운 비와 바람과 눈을 

맞으며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게 아닐까.

봄 여름 가을 

그 세계절동안 

그들을 건사하느라 온 힘을 썼으니

온몸으로 겨울을 느끼며

정리하고 쉬는 시간이 아닐까.

사람에게도 그런 쉬어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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