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사막속으로
나를 따라온 발자국 본문
작은 창으로
흰 눈 덮인 나무들이 보인다.
예쁘다.
아침부터 내린 눈은
하루종일 날리더니
저녁 무렵에 잦아들기 시작했다.
눈들도 휴식이 필요해.
낮에나 눈이 올 줄 알았는데
출근하려 하니 눈이 펄펄.
핫팩을 손에 쥐고 우산을 쓰고 걸어간다.
부지런한 이들은 벌써 눈을 깨끗이 쓸었다.
거리는 한산하다.
차들도 별로 없고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하얀 눈 날리는 아침 개울.
오리도 백로도 없다.
갑작스런 추위에 얼어버린 개울을
하얀 눈이 더는 춥지 말라고 살포시 덮어주고 있다.
쌓인 눈위로 발자국이 걸어갔다.
누구인지 발을 끌고 갔다.
발자국에 혜성처럼 꼬리가 붙이고서.
그 발자국을 보며
나도 혹시 그런가 싶어
뒤돌아 본다.
나를 따라온 발자국은 가지런하다.
아마 꼬리기 붙을까 조심하며 걸어서인가
아니면 원래 그런 것인지 알 수 없다.
그 발자국들도 다시 눈으로 덮인다.
허물을 덮어주듯.
잘 걸어가고 있는 것인가.
뒤따라 오는 이들이 안심하고 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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