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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따라온 발자국

레테레테 2023. 1. 26. 21:09

작은 창으로

흰 눈 덮인 나무들이 보인다.

예쁘다.

아침부터 내린 눈은 

하루종일 날리더니

저녁 무렵에 잦아들기 시작했다.

눈들도 휴식이 필요해.

 

낮에나 눈이 올 줄 알았는데

출근하려 하니 눈이 펄펄.

핫팩을 손에 쥐고 우산을 쓰고 걸어간다.

부지런한 이들은 벌써 눈을 깨끗이 쓸었다.

거리는 한산하다.

차들도 별로 없고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하얀 눈 날리는 아침 개울.

오리도 백로도 없다.

갑작스런 추위에 얼어버린 개울을

하얀 눈이 더는 춥지 말라고 살포시 덮어주고 있다.

쌓인 눈위로 발자국이 걸어갔다.

누구인지 발을 끌고 갔다.

발자국에 혜성처럼 꼬리가 붙이고서.

그 발자국을 보며 

나도 혹시 그런가 싶어

뒤돌아 본다.

나를 따라온 발자국은 가지런하다.

아마 꼬리기 붙을까 조심하며 걸어서인가

아니면 원래 그런 것인지 알 수 없다.

그 발자국들도 다시 눈으로 덮인다.

허물을 덮어주듯.

 

잘 걸어가고 있는 것인가.

뒤따라 오는 이들이 안심하고 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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