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사막속으로
소나기로 시원해지다. 본문
어제 내린 비 덕분에
시원한 아침을 맞는다.
개울엔
하얀 백로들과 왜가리 한마리
그리고 친구를 데리고온 가마우지들이 먹이를 잡고 있다.
백로와 왜가리의 성적은 저조하지만
가마우지들은 쉴새없이 자맥질을 하며 연실 먹어댄다.
그바람에 물고기들은 난리가 났다.
여기저기서 파닥거리며 물위로 뛰어오른다.
불쌍한 물고기들.
가뭄에 말라가고 녹색 이끼가 가득하던 개울이
비덕분에 맑은 물이 되었다.
돌들도 반짝반짝 빛난다.
아주 어렸을땐
짙은 녹색의 물이 넘실거리는 바다같았다.
피래미를 잡아 튀겨먹었었지.
이젠 호랑이가 담배 필때 이야기지.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렀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던 옆집 사내아이는
이제 나보다도 훨씬 큰 대학생이 되었고,
중학생이었던 아래층 소년은 군대를 다녀온 청년이 되었다.
엄만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며
아이고 저아이들이 저렇게 컸으니 내가 안늙었겠어.
한다.
엄마는 이제 반백을 바라다보는 딸 머리 염색을 해주며
내가 허옇게 센 딸머리를 염색해줄줄은 몰랐지.
한다.
어쩌겠는가.
이게 삶이 아닐까.
이정도면 괜찮은 삶이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