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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사막속으로
오늘은 일요일.몇 년 전부터 가보려 했던새로운 카페에 가보는 걸로사람이 많을까 봐 일부러 늦은 시간에 갔는데주차장이 꽉 찼다고 기다리란다.나가는 차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고.조금 기다리니 자리가 난다.카페가 작은 수목원 같다.건물이 두동이 있고잔디밭에 크고 작은 나무들이 있고옆으로 물이 흐른다.계곡은 아니고 시냇물정도.아이들이 물에 들어가 걸어 다니기도 하고잔디밭을 맘껏 뛰어다니며 장난을 친다.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아기가졸졸졸 물이 흐르는 우물가(?)에앉아 주변에 있는 돌들을 던지며 놀다가나뭇가지로 물줄기를 막는다.아기가 얼마나 깔끔한지 돌을 엄지와 검지로잡아서 하나씩 물에 던진다.귀여워.말을 배우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지 연실 옹알거리며 돌을 던진다.한참 아기를 보다가 카페를 둘러보았다.온실이 있..
지난 토요일 아침.다리 위로 올라서니나와 눈 맞출 만큼 자란아카시아 나무에 흰 꽃들이 주렁주렁.아카시아 향이 희미하게 흐른다.퇴근하다아카시아 나무에 가까워져 가니훅 하고 진한 아카시아 향이 코로 들어온다.아 아카시아의 계절이 왔구나. 그 누군가에겐참으로 만감이 교차하는 향이리라.매년 아카시아 나무 아래를 걸으며함께 했던이와다시는 걸을 수 없다는.이번주 내내 맘이 좋지 않았다.다시는 볼 수 있을는지.나도 이럴진대그들은 어떻게 견디고 있는 것인지.안타까운 시간이 흐르고 있다.기적이란 게 필요한 시간이다...
일요일 오후.엄마와 우리가 자주 가던 카페에 갔다.감기가 있어 집에서 쉬고 싶었는데아침에 오전에 마트에 가고 오후엔 카페에 가서 팥빙수를 먹기로 했다.엄마가 2시 반쯤 지금은 가야 되지 않을까 하기에 집을 나섰다.사람들이 많으면 어쩌지 하고 갔는데의외로 사람들이 없었다.햇살이 내리쬐는 탁자에 앉았다.혹시 팥빙수를 먹으면 춥다고 할까 봐.엄마는 팥빙수난 아메리카노와 마카롱세트.엄마가 의외로 팥빙수를 좋아하네.얼음이라 차가워서 싫다고 할 줄 알았는데.엄마는 요즘 먹고 싶은 게 많다.TV에서 나오는 것은 다 먹고 싶단다.저것도 맛있겠다.저것도.난 별로다.이제 먹고 싶은게 없다.예전엔 먹고 싶은게 많았는데.먹고 싶지도 않고.이상하지.다 먹을 만큼 먹어본 게 아닐까.과자도 아이스크림도.엄만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
월요일. 날씨가 생각나지 않는다. 퇴근 무렵 하늘이 파랬고 갈비 같은 흰 구름들을 잠깐 봤을 뿐. 어젠 날이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해가 반짝 나면 콧바람을 쐬러 가려했는데 엄마가 베란다에 나갔다 오더니 바람이 많이 불고 춥단다. 계획을 바꿔 마트와 화원에 가보는 걸로. 엄마가 작년에 산 분홍 아젤리아 가지치기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잘라야 할지 모르겠다고 아젤리아를 들고 가보자고 해서. 뭔가를 부탁할 땐 되도록이면 늦게 가는 게 나을 듯해서 마트에 먼저 갔다가 가는 걸로. 느지막이 갔더니 주차할 곳도 많고 좋다. 가서 물어보고 흰 마가렛도 하나 들고 왔다. 가지치기는 가을쯤에 하는 걸로. 저녁을 먹고 조용하기에 엄마가 뭐 하고 있나 하고 보니 곰인형을 꼭 안고 앉아서 자고 있다. 세상에 맙소사. 여..
하루종일 동서남북으로 꽃을 찾아다녔다. 매번 차를 마시러 가던 곳은 한가하다. 다들 벚꽃축제하는 곳으로 갔나 보다. 몇 년 전부터 나만 알던 곳이었는데 이젠 만인이 다 알아서 그쪽으로는 안 간다. 작년에 갔다가 길에 한참 서있다 왔다. 차가 어찌나 많던지 도로가 주차장이었다. 올해도 멀찍이서 봤는데 교통정리하는 사람이 둘이나 있더라. 우리 집 쪽에도 벚꽃이 만발인데 차 타고 남의 동네 가서 꽃구경 하고 햇살도 맞으며 한동안 앉아있다 왔다. 그곳에도 사람들이 꽤 있다. 지팡이를 짚은 머리가 하얗게 센 할머니 할아버지가 쑥스러워하며 자녀들과 사진을 찍는다. 보기 좋다. 그러고 보니 우린 함께 찍은 사진이 없네. 꽃그늘 아래 거닐다 너무 더워서 음료수를 마시고 있으려니 갑자기 비둘기 떼가 가까이 다가온다. 쫒..
노란 산수유 눈부시게 하얀 목련 또 노오란 개나리 팝콘같은 벚꽃. 산수유가 질때면 새하얀 목련이 피고 목련이 질때쯤 개나리가 피고 그리고 제일 나중에 팝콘같은 벚꽃이 피는게 아니었던가. 근데 내기억이 맞긴한가. 오늘 하루동안 저꽃들을 다 보았다. 간간이 보라빛 제비꽃들과 닭발이 된 나무들도. 반소매를 입은 소녀부터 패딩을 입은 여인까지. 아직 끝나지 않은 겨울과 시작하는 봄과 다가올 여름이 혼재된 날이었다. 전자온도계에 24 라는 숫자가 반짝이는.
좋아서 하던 것이 숙제가 된 느낌. 어렵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