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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사막속으로
길위에서 최백호 긴 꿈이었을까 저 아득한 세월이 거친 바람 속을 참 오래도 걸었네 긴 꿈이었다면 덧없게도 잊힐까 대답 없는 길을 나 외롭게 걸어왔네 푸른 잎들 돋고 새들 노래를 하던 뜰에 오색향기 어여쁜 시간은 지나고 고마웠어요 스쳐간 그 인연들 아름다웠던 추억에 웃으며 인사를 해야지 아직 나에게 시간이 남았다면 이 밤 외로운 술잔을 가득히 채우리 푸른 하늘 위로 웃음 날아오르고 꽃잎보다 붉던 내 젊은 시간은 지나고 기억할게요 다정한 그 얼굴들 나를 떠나는 시간과 조용히 악수를 해야지 떠나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면 이 밤 마지막 술잔에 입술을 맞추리 긴 꿈이었을까 어디만큼 왔는지 문을 열고 서니 찬 바람만 스쳐가네 바람만 스쳐.. 가네.
따뜻한 겨울날. ㅎㅎ 겨울이 따듯하다는게 말이 되나. 글쎄. 암튼 따듯했다. 정말 오래만에 성당에 갔었다. 난 아마도 사이비가 아닌가 싶다. 교중미사도 좋지만 오늘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없을때 와서 하는 기도가 정말이 아닐까 하는 이렇게 사람들이 많을땐 집중이 되지 않는다. 정말 사이비가 맞는거 같다. 어떻게 시간이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끝나고 나선 간만에 도서관에 갔었다. 엑셀이랑 한글 공부좀 하려고. 그러다 책도 읽어보려고 찾아보니 다 대출 되었고 대기자만 해도 3-5명 정도 있다. 신간을 읽기는 틀린것 같다. 책을 언제 사봤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욕심이 사라져 버렸다. 유일한 욕심이었는데. 책....
라디오에선 어디메서 눈이 내린다고들 하는데 날씨가 말짱하다. 우체국에 가려 나왔는데 차 앞유리에 뭔가 희끗희끗하다. 이게 뭔가 하고 가다 보니 어느새 물방우로 변했다. 아 눈이구나. 눈이 오려나 했더니 언제 그랬냐는듯 눈 뒤꽁지도 볼 수가 없다. 눈소식은 남의 나라 얘기려니 하고 있는데 퇴근무렵 눈이 마구 쏟아진다. 잠깐 사이 온세상이 하얗다. 눈길을 달리며 내일 아침은 어쩌나 하는 생각에 혼자 웃는다. 아 그래 정말 나이가 들었구나. 강아지와 함께 흰 눈밭을 뛰놀던 시절은 추억속에 희미하다. TV에서 신동엽과 성시경의 오늘은 뭐먹지가 나오는데 속초편이란다. 물회를 먹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침이 꿀떡 넘어간다. 아 나도 먹고싶다. 물회랑. 회랑. 그 많은 생선들. 아 맛있겠다....
일요일 아침 댓바람부터 일어나서 외출 준비를 한다. 지난 가을 새로 사귄 언니와 바다를 보러 가기로 했다.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곳으로. 처음 들어보는 지명. 얼마만이던가 타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어딘가를 간다는거. 이제는 운전석이 아닌 조수석이 좋다. 가면서 경치 구경도 하고 생각도 하면서 가고 싶어. 일찍 출발해서인지 서리꽃을 보았다. 처음으로. 그 풍경도 일품이었어. 멋있었다.... 길을 안내해주는 목소리를 따라 가는 길은 산으로 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정말 제대로 알려 주고 있기는 하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목소리가 종료를 알리고 난 곳에 푸르른 바다가 있었다. 바위에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들과 함께. 기차소리가 들린다. 해안을 따라 달리는 기차라더니 빠르게 스쳐가는 기차 의자들이 한 방향을 ..
간만에 카페에 갔다. 6년 만인가. 처음 문열었을때 가고 처음이니까. 그땐 처음이어서 그랬는지 커피 맛이 별로였었고 손님도 없었다. 이번에 가니 커피맛도 좋아지고 데코레이션도 잘하네. 햇살이 내리는 창가에 앉아 책을 읽었다. "탸샤의 행복" ---탸샤 튜더 글을 읽으며 생각해 봤다. 내가 가장 좋아하고 해보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깊은 산속에 자그마한 오두막을 지어놓고 집안을 온통 책으로 채워서 그 책을 읽으며 사는것... 책을 읽으며 그녀는 참 행복하게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그 순간만큼은 모든것을 잊을정도로 좋았다. 따스하고 빛나는 햇살. 달콤한 커피. 이세상 그무엇도 부럽지 않았다.
새 마음. 새 이름. 새롭다. 모두 다. 블로그명도 필명도.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는 것처럼 설렌다.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들. 낯익은 건 이웃들. 그들이 있어 다시 올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