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사막속으로
눈 내리는 개울가 본문
이틀간 비가 내렸다.
여름 장맛비처럼.
비가 어찌나 많이 내렸던지
개울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물이 넘실 거린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거세게 내려가는 개울물.
넘실대는 개울물 위로
흰 눈이 내린다.
눈과 물이 하나 되어
흘러 흘러간다.
12월에 이런 풍경은 처음이다.
개울을 물들였던 초록은
이제 검은 갈색으로 변해버린 채
고개를 푹 숙이고서
땅으로 땅으로 가까워지고 있다.
이 계절에
이때쯤엔 눈이 펑펑 내리고
개울물은 거의 얼어가고 있어야 할 때인데.
개울둑엔 초록 초록하다.
잡초와 잔디들은
봄에 머물고 있는 듯하다.
갈색과 초록이 함께한 계절.
눈 속에서도
그 초록들은 잘 버텨가며
봄을 맞겠지.
이 눈 내리는 날
백로와 왜가리와
작은 새끼 오리들은
잘 지내고 있는가.
어디서 작은 새끼 오리들이 온 것인지.
백로와 왜가리는 잘 지내겠지만
오리가 걱정스럽다.
추운 겨울을 잘 버텨낼지...
오늘 본 개울 풍경은
아마도 올해 마지막이 아닐까.
내일부터 춥다니
다음 주엔 아마도
얼음으로 뒤덮인 개울을 볼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