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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사막속으로
#화단이 환하게 빛난다.하이얀 목련이 피었다.세상에.어제 하루 못 봤을 뿐인데.하루 오롯이 집에만 있었더니세상이 바뀌었다.토요일 아침만 해도목련에 회색망울들만 가득했는데오늘 아침 출근길에 온통 하얗다.화단은 희디흰 목련과노오란 산수유로 가득하다.진짜 봄이 온 게다. ##뭐 먹지 뭐 먹지.어제 점심, 저녁.연달아 들으니 안 되겠어서 퇴근하고 마트로 갔다.등갈비찜을 할까 하다가그냥 돼지갈비찜을 하는 걸로.고기만 사가지고 곧바로 왔다.갈비 손질을 하려면 시간이 꽤 걸리니.집에 오자마자갈비 손질을 한다.저녁을 먹고 하면 너무 늦게까지 할거 같아서.크게 자른 갈비를 하나하나 다시 자르고허연 비계를 다 떼어내고 돌려 깎아 얇게 편다.하나 하나 손질하다 보니한 시간이 걸려 다 끝났다.일단 물에 담가 핏물을 뺀다.물..

일요일이다.날씨 좋다.미세 먼지만 아니면 완벽한 봄날인데.오늘은 할 일이 없을 줄 알았다.과자통을 보니 두 개밖에 없다.그 말인 즉과자를 만들어야 한다는 거지.이번엔 두 종류로 만들었다.하나는 전에 만들던 대로다른 하나는 자두를 넣고.지난번에 엄마가 자두를 넣어 달라고 해서.똑같은 시간으로 구웠는데자두 넣은 것이 까맣게 탔다.아마도 자두 때문인 듯.굽는 시간을 줄이고온도도 낮추니 좀 낫다.허리를 펴고베란다를 보니애니시다 꽃이 활짝 피었다.조롱조롱 줄지어 있던꽃망울들이 하나하나 피어나고 있다.노란 꽃 덕분에 집이 환하다.핑크 연보라 호주매가 있으면 더 환할 텐데.며칠 전 화원에 전화해 보니 아직 안 나왔단다.온다고 하더니 다음 주에나 온다나.다음 주에 가 봐야지.
아침커튼을 걷으니개울둑아래 흰 눈이 쌓여있다.눈이 내렸다.지난 일요일에도 눈이 온다더니비만 내렸다.오늘은 하얀 눈이 내렸다.우산을 챙겨 들고 나왔는데햇살이 반짝반짝.아 눈이 온다더니.주차장의 차들은 하얀 눈을 이고 있다.그래아직 삼월인데 눈이 오고도 남는다.아주 오래전삼월에 폭설이 내려 버스가 가질 못했던 적이 있었다.그때만큼 내린건 아니니 애교로 봐 줄만 하다. 나뭇가지 위에 눈이 거의 녹았다.이상하지.차위엔 하얀 눈이 소복이 쌓였는데왜 나무위엔 없을까. 참 날씨도.햇살이 환하게 비추는데그 햇살을 따라 눈이 반짝거리며 햇살을 타고 내린다.해가 날때 비가 오는 건 봤지만해와 함께 내리는 눈은 기억에 없다. 정말 이상한 날이었다.해가 나다눈이 내리다를 하루 종일 반복한 날이었다.이렇게 겨울이 미련을 남기며..

아침주방의 작은 창에서 물이 똑똑똑.비가 온다더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요즘은 일기예보가 잘 맞네.잔잔히 내리는 비.그냥 바라다보면 비가 오는 줄도 모르겠다.창가로 똑똑똑 떨어지면 그제사 비가 온긴 오는구나 하는 거지. 방을 치우고 서랍장 정리를 한다.두꺼운 겨울 양말은 치우고 약간 얇은 양말로 바꾼다. 어제 엄마가 애니시다 꽃 한 송이가 피었다기에 베란다로 가본다.꽃이 어디 있는지 잘 보이지도 않는다.화분을 이리저리 돌려보니그래 많은 꽃망울 중 한 개가 모양이 다르다.ㅎㅎㅎ활짝 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꽃망울이 약간 벌어져있다.아주 세심히 봐야 보인다.숨은 그림 찾듯. 커피 한잔하고점심 준비를 한다.미나리가 너무 많아서잎만 잘라서 부침개를 해 먹기로.그래 이렇게 비 내리는 날엔 부침개지.잘라 놓은 미나리에..
항상 차들이 길게 늘어서있던 그 길을평일 오전에 가 봤다.차들이 거의 없다 해야 하나.신호 한 번에 OK와 신난다.그래 이맛이지.남들 다 일할때 노는 그 기분.날씨 좋다.차 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너무도 따갑다.이젠 더울 정도다.신호등을 기다리며 스카프를 풀고,다음 신호등에선 패딩점퍼에서 팔을 뺀다.그래도 너무 덥다.봄이 이제 막 왔는데 여름인듯.연신 이마를 훔치며 아 너무 덥다이거 봄 맞아혼잣말을 한다.매일 아침 출근할때 느껴 보지 못했던 봄날씨에 화들짝. 자동차 정비 예약을 해놔서간만에 연차를 냈다.아침부터 서둘렀더니 40분 정도 일찍 갔다.혹여 차가 많으면 오늘 못할수도 있다기에.시간을 내는게 쉽지 않으니.접수를 하는데 직원이예약시간보다 너무 일찍 왔다며일찍 왔다고 해서 해줄 수는 없고 예약시간까..

퇴근길.처음으로 모자를 쓰지 않고 걸었다.해는 노루꽁지만큼 길어지고,바람은 어제보다 훈훈함을 손톱만큼 더 품고서 왔다.가끔 머릿속으로 찬 바람이 들어오지만 견딜만하다.좋다.해를 등지고 산을 바라보며 집으로 간다.등뒤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할 여력이 없다.지친 몸을 두 다리가 바삐 앞으로 앞으로 움직일 뿐. 개울은 이제 드넓은 벌판이 되었다.그간 뭔 일이 있었다.얼음이 녹을 생각도 하지 않을 지난달 중순.아침부터 개울에 포크레인 자리를 잡았다.뭘 하지도 않은 채 자리 잡고서 그대로 있었다.퇴근길에 보니 개울 한가운데 떠내려온 흙이 쌓여 풀들이 무성했던 그곳이 사라졌다.범위가 조금씩 조금씩 넓어지더니며칠 만에 그 모래무더기산과 풀들이 다 사라졌다.시원하게 탁 트였다.정말 좋다.마치 넓은 들판을 보는듯한 느낌...
해가 뜨기도 전어스름한 아침.라디오에선 "봄 봄 봄 봄이 왔네요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때의 향기 그대로 그대가 앉아 있었던 그 벤치 옆에 나무도 아직도 남아있네요. ~~~"가 흘러나오지만아무리 봐도 지금은 겨울이다.영하 7도면 겨울이 아니던가.아침 바람은 어찌나 차갑던지.봄이 그리워. 설전에 봄이 온 줄 알았다.너무도 따뜻해서.그런 따뜻한 날씨를 보며 든 생각은이러다 다시 겨울이 오는 건 아닐까 하는.몇 년 전에도 설전에 따듯하더니막상 설이 되니 얼마나 춥던지.혹시나 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였다.오늘까지 춥고 내일부터는 따뜻하다는데그러면 봄이 오는 걸까. 개울엔 아직도 얼음이 얼어있고그 얼음 위로 오리들이 뒤뚱거리며주황색발을 한발 한발 내딛는다.물을 찾아 얼음 위를 걸어가는 거다.볼 때마다 신기하다.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