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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사막속으로
항상 차들이 길게 늘어서있던 그 길을평일 오전에 가 봤다.차들이 거의 없다 해야 하나.신호 한 번에 OK와 신난다.그래 이맛이지.남들 다 일할때 노는 그 기분.날씨 좋다.차 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너무도 따갑다.이젠 더울 정도다.신호등을 기다리며 스카프를 풀고,다음 신호등에선 패딩점퍼에서 팔을 뺀다.그래도 너무 덥다.봄이 이제 막 왔는데 여름인듯.연신 이마를 훔치며 아 너무 덥다이거 봄 맞아혼잣말을 한다.매일 아침 출근할때 느껴 보지 못했던 봄날씨에 화들짝. 자동차 정비 예약을 해놔서간만에 연차를 냈다.아침부터 서둘렀더니 40분 정도 일찍 갔다.혹여 차가 많으면 오늘 못할수도 있다기에.시간을 내는게 쉽지 않으니.접수를 하는데 직원이예약시간보다 너무 일찍 왔다며일찍 왔다고 해서 해줄 수는 없고 예약시간까..

퇴근길.처음으로 모자를 쓰지 않고 걸었다.해는 노루꽁지만큼 길어지고,바람은 어제보다 훈훈함을 손톱만큼 더 품고서 왔다.가끔 머릿속으로 찬 바람이 들어오지만 견딜만하다.좋다.해를 등지고 산을 바라보며 집으로 간다.등뒤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할 여력이 없다.지친 몸을 두 다리가 바삐 앞으로 앞으로 움직일 뿐. 개울은 이제 드넓은 벌판이 되었다.그간 뭔 일이 있었다.얼음이 녹을 생각도 하지 않을 지난달 중순.아침부터 개울에 포크레인 자리를 잡았다.뭘 하지도 않은 채 자리 잡고서 그대로 있었다.퇴근길에 보니 개울 한가운데 떠내려온 흙이 쌓여 풀들이 무성했던 그곳이 사라졌다.범위가 조금씩 조금씩 넓어지더니며칠 만에 그 모래무더기산과 풀들이 다 사라졌다.시원하게 탁 트였다.정말 좋다.마치 넓은 들판을 보는듯한 느낌...
해가 뜨기도 전어스름한 아침.라디오에선 "봄 봄 봄 봄이 왔네요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때의 향기 그대로 그대가 앉아 있었던 그 벤치 옆에 나무도 아직도 남아있네요. ~~~"가 흘러나오지만아무리 봐도 지금은 겨울이다.영하 7도면 겨울이 아니던가.아침 바람은 어찌나 차갑던지.봄이 그리워. 설전에 봄이 온 줄 알았다.너무도 따뜻해서.그런 따뜻한 날씨를 보며 든 생각은이러다 다시 겨울이 오는 건 아닐까 하는.몇 년 전에도 설전에 따듯하더니막상 설이 되니 얼마나 춥던지.혹시나 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였다.오늘까지 춥고 내일부터는 따뜻하다는데그러면 봄이 오는 걸까. 개울엔 아직도 얼음이 얼어있고그 얼음 위로 오리들이 뒤뚱거리며주황색발을 한발 한발 내딛는다.물을 찾아 얼음 위를 걸어가는 거다.볼 때마다 신기하다.얼..

거실로 들어온 햇살에마음이 따뜻해진다.창밖의 풍경은아직도 하얀눈 세상이다.햇살덕에 눈이 녹고 있지만. 평일과 다름없이 떠지는 눈.시간이 가길 기다리며뒹굴거리다가 TV도 보고.이제 일어나서 뭔가를 해도 괜찮을 시간.냉동실 문을 열고 견과류들을 챙겨 온다.과자를 만들 생각이다.생땅콩, 호두, 호박씨, 해바라기씨를가져다가 굵직하게 다진다.이번엔 아몬드 가루에 코코넛롱을 넉넉히 넣었다.지난번에 코코넛롱을 조금 넣었더니 바삭바삭한 식감이 좋더라.코코아가루까지 넣으면 대충 가루류는 다 넣었고마지막으로 초콜릿청크를 넣으면 씹히는 것들은 끝.포도씨유를 넣기도 하지만나는 요구르트에서 나온 유청을 넣고 반죽을 해본다.견과류에서 나온 기름기 덕에 뭉쳐지기는 하네.이제 굽기만 하면 끝.이번에 코코넛롱을 더 많이 넣어서 그런..
어제 저녁부터 눈이 내렸다.30분이면 충분한 거리를 1시간이 넘게 걸려서 왔다.아또 눈이다.올해는 눈이 왜 이리도 자주 내리는지.응달엔 지난번에 내린 눈이 채 녹지도 않았는데얼어붙은 그 눈 위로 또 눈이 내린다.차바퀴가 휙휙 돈다.살짝 겁이 난다.사고라도 날까 봐 맘 졸이며 운전을 한다.눈이 얼마나 내렸는지 차선이 보이지 않는다.그저 감으로 갈뿐.이 정도면 눈이 민폐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눈이 계속 내리고 있다.바람은 또 어찌나 불던지눈이 사선으로 내리 꽂힌다.이런.현관문을 나서니 눈이 수북하다.발이 푹푹 빠진다.이럴 줄 알았으면 부츠를 신고 오는 건데.몇 걸음 걷고 쾅쾅 발을 굴러신발에 묻은 눈을 떨궈낸다.안 그러면 양말까지 젖는다.사람들도 차들도 거의 없다.콜택시도 안되고 버스도 없고그냥 걷는 걸..
아이고.아이고 소리가 절로 난다.오늘 계획은 아침에 과자를 만들고,커피콩을 볶고,아무 데도 가지 않고 집에서 책을 읽는 거였다.아침에 과자 만들 재료를 준비하고반죽해서 굽는 거 까지는 계획대로였다.12시가 다 되어 가는데갑자기 점심을 먹으러 가야 한단다.기력 보충하러.어쩌겠나 가야지.점심을 먹고 커피 한잔까지 하고는이마트에 가기로 했다.살 건 딸기뿐이고마침 1/31까지 써야 하는 쿠폰이 있어서.딸기만 사고 올 줄 알았다.근데 그게 아니었네.이것도 사야 하고 저것도 사야 하고하다 보니 한 짐이다.세상에.그래 이마트 올 때는 항상살게 별로 없지.였다가 집에 갈 땐 한 짐이다.조그만 봉지에 키위무한 담기가 있어서한번 담아봤다.스무 개 남짓 담았다.그게 많이 담은 것인지 모르겠지만.뜬금없이 그래놀라를 먹고 싶..
버스에서 보이는 창밖은 참으로 부드럽고 따뜻해 보인다.버스문이 열리고발을 내딛는 순간아 춥다.바람이 너무 차다...발걸음을 재촉해 걸으며전에 옷 정리를 하며 털모자 버린 것을 후회한다.버리지 말걸 그랬어.있었으면 내일 쓰고 갈 텐데.어쩌지.털실이 있던가.있으면 오늘밤 모자를 떠서 내일 쓰고 갈 텐데.하는 생각을 하며 서둘러 집으로 간다. 집어 들어서자마자혹시전에 언니가 줬던 모자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스쳤다.모자가 있을만한 곳을 찾아본다.와있다.다행이다.포장을 뜯지도 않았다.하얀 모자는귀마개와 세트네.그것도 따로 떨어져 있어서귀마개만 해도 된다.와 신난다.모자에 걸치는 형태라모자처럼 쓰면 이마랑 귀가 가려지네.정말 좋다.내일은 춥지 않게 갈 수 있다. 올 겨울 들어 제일 추운 날이었다."차를 가지고 가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