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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소박이와 팝콘

레테레테 2025. 5. 11. 17:27

하루가 저물어 간다.

오늘은 아무것도 안 하고 

TV를 좀 보다가 책도 읽고 푹 쉴줄 알았다.

계획대로 되는 일은 없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항상 숨겨져 있지.

 

엄마가 아침부터 뭘 한다.

소리가 요란하다.

뭔가 하고 보니

오이를 한아름 가져다 놨다.

며칠 전 오이소박이를 할까 하더니

오이를 많이 사왔네.

요즘 팔이 아프다 하여

도마를 가져다 양끝을 자르고 사등분하고

그중 하나를 다시 4-6 등분하여 자른다.

이제부터 무한 반복.

다 자르고 나면 이제 과도를 가져다

오이 속을 잘라낸다.

그래야 오이가 무르지 않고 끝까지 먹을 수 있다.

자르는 것도 시간이 꽤 걸린다.

다 자르고 나면 커다란 냄비에 소금을 넣고 물을 끓인다.

끓는 물에 잠깐 데쳐 

찬물에 두어 번 헹궈 준다.

이렇게 하면 

오이소박이를 다 먹을 때까지 아삭아삭하다.

여기까지 준비를 해 놓으면

그다음부터는 엄마가 한다.

양념과 부추를 넣고 무치는 건 엄마 몫이다.

간을 보고 싱거워 액젓과 소금을 더 넣어 주고 끝.

이러다 오전이 다 갔다.

 

점심은 짜장라면.

양파와 호박을 채 썰어 준비하고

커피포트와 냄비에 물을 끓인다.

면을 한번 데쳐 내려고.

면을 데치고 양파와 호박을 넣고 끓이다가

짜장소스를 넣으면 끝.

양파를 너무 많이 넣어나보다.

좀 달다.

실패.

양파를 많이 먹어야 한다는 말로 넘긴다.

 

이제 좀 쉬어야 해.

쉬면서 지구마블 3을 본다.

이번 주엔 먹방이네.

세상엔 맛있는 게 많다.

먹어보지 못한 음식도 많고.

그들이 먹는 모습을 보니 나도 뭔가를 먹어야 하지 않을까.

지난주에 산 에어 팝콘기계를 꺼낸다.

엄마가 팝콘을 프라이팬에 기름 없이 튀기는데

어떨 땐 잘 튀겨지는데

어떨땐 새까맣게 탈 때가 있다.

팔도 아프고 힘들다고 해서

새로 장만했다.

오늘이 두 번째인데

잘 된다.

프라이팬에 하는 것의 서너 배쯤 크게 튀겨진다.

팝콘을 식혀 통에 넣어 두었다.

엄마가 가져갔다.

그래.

과자 먹는 것보다 나으니 됐다.

이제부터 그냥 쉬련다.

오늘도 바쁜 하루였다.

 

자연은 참 신비롭다.

베란다에서 바라본 풍경은 초록이 가득하다.

나무마다 

초록빛이 다 다르다.

조금은 연하고

조금은 진하고,

저마다의 색을 가지고

오월을 맞이하고 있다.

나만의 색으로 살되

너무 고집스러워지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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