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사막속으로
오이소박이와 팝콘 본문
하루가 저물어 간다.
오늘은 아무것도 안 하고
TV를 좀 보다가 책도 읽고 푹 쉴줄 알았다.
아
계획대로 되는 일은 없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항상 숨겨져 있지.
엄마가 아침부터 뭘 한다.
소리가 요란하다.
뭔가 하고 보니
오이를 한아름 가져다 놨다.
며칠 전 오이소박이를 할까 하더니
오이를 많이 사왔네.
요즘 팔이 아프다 하여
도마를 가져다 양끝을 자르고 사등분하고
그중 하나를 다시 4-6 등분하여 자른다.
이제부터 무한 반복.
다 자르고 나면 이제 과도를 가져다
오이 속을 잘라낸다.
그래야 오이가 무르지 않고 끝까지 먹을 수 있다.
자르는 것도 시간이 꽤 걸린다.
다 자르고 나면 커다란 냄비에 소금을 넣고 물을 끓인다.
끓는 물에 잠깐 데쳐
찬물에 두어 번 헹궈 준다.
이렇게 하면
오이소박이를 다 먹을 때까지 아삭아삭하다.
여기까지 준비를 해 놓으면
그다음부터는 엄마가 한다.
양념과 부추를 넣고 무치는 건 엄마 몫이다.
간을 보고 싱거워 액젓과 소금을 더 넣어 주고 끝.
이러다 오전이 다 갔다.
점심은 짜장라면.
양파와 호박을 채 썰어 준비하고
커피포트와 냄비에 물을 끓인다.
면을 한번 데쳐 내려고.
면을 데치고 양파와 호박을 넣고 끓이다가
짜장소스를 넣으면 끝.
양파를 너무 많이 넣어나보다.
좀 달다.
실패.
양파를 많이 먹어야 한다는 말로 넘긴다.
이제 좀 쉬어야 해.
쉬면서 지구마블 3을 본다.
이번 주엔 먹방이네.
세상엔 맛있는 게 많다.
먹어보지 못한 음식도 많고.
그들이 먹는 모습을 보니 나도 뭔가를 먹어야 하지 않을까.
지난주에 산 에어 팝콘기계를 꺼낸다.
엄마가 팝콘을 프라이팬에 기름 없이 튀기는데
어떨 땐 잘 튀겨지는데
어떨땐 새까맣게 탈 때가 있다.
팔도 아프고 힘들다고 해서
새로 장만했다.
오늘이 두 번째인데
잘 된다.
프라이팬에 하는 것의 서너 배쯤 크게 튀겨진다.
팝콘을 식혀 통에 넣어 두었다.
엄마가 가져갔다.
그래.
과자 먹는 것보다 나으니 됐다.
이제부터 그냥 쉬련다.
오늘도 바쁜 하루였다.
자연은 참 신비롭다.
베란다에서 바라본 풍경은 초록이 가득하다.
나무마다
초록빛이 다 다르다.
조금은 연하고
조금은 진하고,
저마다의 색을 가지고
오월을 맞이하고 있다.
나만의 색으로 살되
너무 고집스러워지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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