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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사막속으로
좋아서 하던 것이 숙제가 된 느낌. 어렵네......
새 소리가 참 좋다. 이 봄에 잘 어울리는. 대체 어떤 새일까. 차안에서 상상해 본다. 작고 회색빛일까 아니면 흰색이 섞인 회색일까. 보고 싶은데 못 볼거 같아. 차문을 열고 나가면 새가 날아갈까봐.
오래간만에 일요일에 나들이를 해봤다. 그래봤자 점심 먹고 장보고. 지난가을 이후로 처음인 듯. 월요일 아침에 차를 빼는 게 너무 힘들어서. 이중 주차한 차를 밀고 차를 빼야 하는데 차가 너무 무거워. 엄마가 너무 기운이 없다 해서 연포탕을 먹으러 갔다. 낙지가 질기지 않겠냐니 괜찮다기에 갔는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질기더라. 처음엔 쭈구미를 먹으러 가려했는데 일요일은 휴무, 평일은 대기가 너무 길고 주차가 어렵다고 해서 패스한 건데. 다음엔 뭘 먹을까 염소탕을 먹으러 가볼까나. 일요일에 외식을 한다니 너무 좋아한다. 뭐 먹지에서 해방되었으니. 점심 먹고 운동화 사러 갔다가 더워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이런 게 좋은 거지 뭐. 별거 있나.
어제 퇴근 후 BYC 매장에 갔었다. 사무실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다.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남자 장갑은 많은데 여자 장갑이 없기에 혼잣말로 없네 하고보니 일곱여덟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앞에 있기에 혼잣말을 한 쑥스러움에 웃으니 여자아이가 "왜 웃어요?" -그냥. 웃는 건 좋은 거잖아. 너도 많이 웃어.- 했더니 "할머니인 줄 알았는데 아니네." 한다. 내가 웃으며 -미안해 할머니가 아니라서- 하니 아이도 웃는다. 음, 그래 아이들은 정직하지. 거짓말을 못하니까. 짧은 머리에 까만 백팩을 메고 청바지에 까만 겉옷에 운동화라니. 그럴만도 하다. 그렇지 일찍 결혼한 아이들은 그 자녀가 결혼해서 손주가 있을 나이이니. 할머니든. 아줌마든. 그들이 뭐라고 하는 게 중요한가. 그런가 보다 한다..
어제 퇴근하려 준비하는데 상사가 "ㅇㅇ씨 요즘 개울에 가마우지 있나?" -네 엄청 많아요.- 지난주부터 개울엔 전쟁이다. 어느 날 아침 다리 위로 까만 새 한 무리가 날아가더라. 언제 까마귀가 저렇게 많아졌나 하곤 개울을 보니 개울가가 하얗다. 백로가 떼로 몰려 있었다. 음 한동안 보이지 않았었는데 그렇게 많은 백로는 자주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일 년에 몇 번. 그날은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갔는데 며칠 후 그와 비슷한 광경을 봤다. 자세히 보니 까만 새는 까마귀가 아니었다. 가마우지였다. 가마우지와 백로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대치중. 백로들이 다가가자 가마우지가 날아오른다. 백로들 사이에 왜가리가 보인다. 아마도 백로와 늘 함께 하던 그 왜가리인 듯. 가마우지들이 놀라 다들 날아가는데 세 마리는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