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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사막속으로
지난주 일요일 아침에 TV를 보다가 두부로 인절미를 만드는 것을 보았다. 중간부터 봐서 자세히 못 봤다. 며칠 전 검색을 해보니 지난 tvn 슈퍼푸드의 힘에서 나왔던 것이었다. 엄마가 떡을 하도 좋아해서 점심에 밥대신 떡을 먹을 정도다. 내가 떡을 많이 먹으면 안 된다고 했는데도 안된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 만들어 봤다. 대성공. 모냥은 좀 그렇지만. 엄마가 맛있단다. 설탕을 하나도 안 넣어서 단맛이 안 날 줄 알았는데 달달하니 맛있다. 단맛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두부 인절미 만드는 법 재료 두부 1모 300g 전분가루 6큰술 50g 원당 40g 물 50ml 소금 1g 콩고물 만드는 법 1. 믹서기에 두부 300g, 원당 40g, 물 50ml, 소금 1g을 넣고 곱게 갈아준다. 2. 곱게 간 두부에 전..
며칠 전엔 겨울이 가고 진짜 봄이 온 줄 알았다. 아 니 었 다. 어제 오늘 옷깃을 파고드는 바람이 어찌나 차던지. 아침에 잠깐 바람을 맞은 것뿐인데 계속 추웠다. 핫팩의 도움을 좀 받았다. 세상에 겨울에도 한두 번밖에 사용 안 했는데. 등에 대고 있으니 온기가 돈다. 장갑처럼 손에 끼고 있으니 따뜻한 게 좋다. (핫팩집을 만들었다. 아주 간단하게. 안 신는 수면양말 발가락 쪽만 일자로 박아서 모냥은 좀 이상하지만 좋다.^^) 그래 이것도 봄의 모습이지. 꽃처럼 피어나는 화사한 봄처녀가 아니라 온몸을 잔뜩 웅크리게 만드는 새초롬하고 도도한 봄처녀. 이 또한 그리워지리라. 타는듯한 여름날 그리워하게......
걸어오다 보니 눈 내린 풍경이 정말 예쁘다.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에 한쪽 장갑을 벗어 주머니에 찔러 넣는다. 아침 공기가 차긴 하지만 그래도 참을만하다. 눈을 쏟아부은 듯 나무들이 흰 눈으로 덮여있다. 다리를 건너니 풍경이 조금은 다르다. 건물 앞 가로수 한그루가 반반으로 나뉘어 반쪽은 햐얀눈으로 반쪽은 맨살을 드러낸 채로 있다. 건물이 울타리가 되어 눈을 막아준 것이다. 온몸으로 눈을 맞고 있는 나무와 울타리 안의 나무. 눈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자유롭게 살 것인가 울타리 안에서 눈비를 피하며 편안한 삶을 살 것인가. 글쎄 . . .
어제부터 비가 진눈깨비로 하루종일 왔다 갔다 하더니 드디어 온세상이 하얘졌다. 눈이 봄눈이 내렸다. 예쁘다. 차들도 하얗다. 하얀 솜이불을 덮은 듯. 얼마나 왔는지 궁금해서 들고 있던 우산을 슬쩍 찔러본다. 쑤욱 들어가는데 한 3cm가 넘게 온 거 같아. 어쩜 더 많이 내렸는지도. 눈을 이고 달리던 차 창문이 열리더니 손이 스윽 나와 백밀러의 눈을 털어낸다. 내겐 예쁜 풍경이지만 그에겐 성가셨나 보다.
예전엔 비가 내리면 아무것도 안 하고 음악을 들으면서 이 생각 저 생각도 하고 책도 읽고 싶었다. 지금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출근 걱정에 그런 생각할 겨를이 없다. 어쩜 여유가 없어졌거나, 타성에 젖었거나, 낭만이 없어져서인가. 비 때문인지 TV에서 재밌는 그 무엇인가를 보여주지 않아서인지 어쩔 수 없이 TV를 끄고 유튜브에서 첼로 연주곡을 들으며 블로그를 한다. 문득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뭔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너무 건전한 생각을 하고 있는 거 같아. ㅎ ㅎ ㅎ 그냥 살던 대로 살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좀 전까지 중국 드라마를 봤다. 소년가행. 벌써 몇 번을 봤는데도 봐도 봐도 보지 못한 장면들이 있다. 이상하지. 어쩜 보고도 기억을 못 할 ..
비가 예쁘게 내린다. 소리도 없이. 보슬 보슬. 하늘로 쭉쭉 뻗은 나무가지에, 까만 아스팔트 위에. 이따금 내 머리위에도. 이렇게 내리는듯 아닌듯 오면 좋을텐데. 내겐 예쁜비이지만 그 누군가에겐 걱정거리일수도. 걱정거리가 되지 않기를...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배따라기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나는요 비가 오면 추억 속에 잠겨요 그댄 바람 소릴 무척 좋아하나요 나는요 바람 불면 바람 속을 걸어요 외로운 내 가슴에 남 몰래 다가와 사랑 심어 놓고 떠나간 그 사람을 나는요 정말 미워하지 않아요 그댄 낙엽 지면 무슨 생각 하나요 나는요 둘이 걷던 솔밭 길 홀로 걸어요 간주중 외로운 내 가슴에 남 몰래 다가와 사랑 심어 놓고 떠나간 그 사람을 나는요 정말 미워하지 않아요 그댄 낙엽 지면 무슨 생각 하나요 나는요 둘이 걷던 솔밭 길 홀로 걸어요 솔밭 길 홀로 걸어요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 봄이긴 봄인가 보다. 이 노래를 틀어 주는 걸 보면 참 오랜만이다. 예전엔 참 좋아했었지. 지금도 좋아하지만. 일기예보에 오늘 아침부터 하루종일 비..
지난주 오랜만에 기차를 타고 서울 나들이를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비가 왔다. 일을 다 보고 기차를 타니 깜깜하다. 몇 년 만에 밤기차를 타 봤다. 매번 KTX를 타고 다녔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무궁화를 타게 되었다. 우린 한 달 전에 미리 예약을 해서 좌석에 앉아서 왔다. 바로 앞 자리에 남자분이 앉았는데 남자분이 오더니 좌석을 확인한다. 앉아있던 남자가 일어나서 내 앞에 서 있었다. 앉아 있던 남자가 중간에 내리자 얼른 앉았는데 그 행운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한 2분쯤 앉아 있었나 자리 주인이 와서 다시 서서 가게 되었다. 그러다 그 주인도 내리고 주인없는 자리에서 내가 내릴 때까지 큰소리로 하품을 하며 편히 갔다. 그의 행운은 언제까지였을지... 간만에 탄 밤기차. 야경이 멋지더라. 낮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