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사막속으로
할머니가 아니네 본문
어제 퇴근 후
BYC 매장에 갔었다.
사무실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다.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남자 장갑은 많은데 여자 장갑이 없기에
혼잣말로 없네 하고보니
일곱여덟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앞에 있기에
혼잣말을 한 쑥스러움에 웃으니
여자아이가 "왜 웃어요?"
-그냥. 웃는 건 좋은 거잖아. 너도 많이 웃어.-
했더니
"할머니인 줄 알았는데 아니네."
한다.
내가 웃으며
-미안해 할머니가 아니라서-
하니 아이도 웃는다.
음,
그래 아이들은 정직하지.
거짓말을 못하니까.
짧은 머리에 까만 백팩을 메고
청바지에 까만 겉옷에 운동화라니.
그럴만도 하다.
그렇지
일찍 결혼한 아이들은 그 자녀가 결혼해서 손주가 있을 나이이니.
할머니든.
아줌마든.
그들이 뭐라고 하는 게 중요한가.
그런가 보다 한다.
아주 오래전 아는 언니와 영화관에 갔었는데
카드모집하던 이가 그 언니에게 어머니라고 불렀다.
그랬더니 언니가 정색을 하며 내가 왜 어머니냐고
하니 그 사람이 쩔쩔매며 고객님이라 했었다.
언니가 카드를 만들어 주긴 했는데
언니 입장도 이해가 간다.
결혼도 안 했는데 어머니라 했으니.
하지만 그 사람이 알았겠냐고.
그냥 그렇게 부른 거지.
그 아이 덕분에 한참 웃었다.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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