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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아니네

레테레테 2024. 3. 17. 10:29

어제 퇴근 후

BYC 매장에 갔었다.

사무실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다.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남자 장갑은 많은데 여자 장갑이 없기에

혼잣말로 없네 하고보니

일곱여덟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앞에 있기에

혼잣말을 한 쑥스러움에 웃으니

여자아이가 "왜 웃어요?"

-그냥. 웃는 건 좋은 거잖아. 너도 많이 웃어.-

했더니 

"할머니인 줄 알았는데 아니네."

한다.

내가 웃으며

-미안해 할머니가 아니라서-

하니 아이도 웃는다.

음,

그래 아이들은 정직하지.

거짓말을 못하니까.

짧은 머리에 까만 백팩을 메고

청바지에 까만 겉옷에 운동화라니.

그럴만도 하다.

 

그렇지 

일찍 결혼한 아이들은 그 자녀가 결혼해서 손주가 있을 나이이니.

할머니든.

아줌마든.

그들이 뭐라고 하는 게 중요한가.

그런가 보다 한다.

아주 오래전 아는 언니와 영화관에 갔었는데

카드모집하던 이가 그 언니에게 어머니라고 불렀다.

그랬더니 언니가 정색을 하며 내가 왜 어머니냐고

하니 그 사람이 쩔쩔매며 고객님이라 했었다.

언니가 카드를 만들어 주긴 했는데

언니 입장도 이해가 간다.

결혼도 안 했는데 어머니라 했으니.

하지만 그 사람이 알았겠냐고.

그냥 그렇게 부른 거지.

그 아이 덕분에 한참 웃었다.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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