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사막속으로
퇴근시간에 비가 까궁한 날 부침개를 해먹어 볼까. 본문
퇴근 전.
하늘이 갑자기 시커머지더니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진다.
음 드디어 비가 오는군.
일기예보가 오늘은 잘 맞추네.
참 신기하기도 하지.
비는 어떻게 출, 퇴근시간을 아는 걸까.
꼭
출, 퇴근 시간에 비가 오는데
그때 유독 더 많이 거세게 내린다.
이상하지.
사무실에 고이 모셔놨던 우산을 꺼내 들고
퇴근.
몇 방울 내리더니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잠잠.
집에 거의 다 오니 다시 후드득.
몇 방울 내리곤 그쳤다.
다행이라 해야 하는 것인지.
더 와야 하는 것인지.
요즘 비가 농사에 필요한 것인지 모르겠다.
집에 오니
완두콩 한 자루가 있다.
엄마가 사 왔나 보다.
완두콩이 제철이라더니.
엄마가 반도 넘게 까놓았다.
퇴근 후 시작되는 숙제
오늘은 뭐 먹을까^^
어젯밤에 병아리콩을 불려 놓았다.
갈아서 콩부침개를 해 먹으려.
완두콩을 보니
병아리콩에 완두콩을 넣어서 갈아
김치를 쫑쫑 썰어 넣고 부침개를 부치는 걸로.
완두콩을 까서 넣는 걸로.
녹색 꼬투리 끝을 잡고 죽 잡아당겨
살짝 비트니
둥글고 짙은 연두색 완두콩이
짠하고 나타났다.
빛나는 연둣빛 완두콩.
정말 예쁘다.
어쩜 이렇게 예쁠 수 있는 것인지.
음
예쁜 건 예쁜 거고
병아리콩과 완두콩을 믹서기에
들들들 갈아본다.
씹히는 식감이 있게 거칠게.
색감이 곱다.
연둣빛.
갈아놓은 콩에 메밀가루를 적당히 넣는다.
ㅎㅎ
적당히가 제일 어렵긴 하지.
그냥 감으로.
하나는 콩만 넣어 부치고
하나는 갈아 놓은 콩반죽위에 김치를 쫑쫑 썰어 올려 부쳐봤다.
엄마에게 맛보라고 하니
김치 들어간 것이 맛있다네.
김치를 좀 넉넉히 넣어 부쳤더니
녹두전 맛이 났다.
맛있네.
엄마도 맛있다네.
ㅎㅎ.
먹으며 든 생각.
갈은 콩에 밀가루, 김치 썬 것, 숙주나물을
넣으면 훨씬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그렇게 해보는 걸로.
남은 반죽으론 내일 콩탕을 끓여 보기로.
예전에 일산에서 콩탕을 먹었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내일도 맛있게 되려나.
메밀가루가 들어간게 좀 걸리긴 하지만
한번 해보는 걸로.
좀더 걸죽해져서 더 맛있을 수도 있으니.
~~~~~~~~~~~~~~~~~~~~~~~~~~~~~~~~~~~~~~~~~~~~~~~~~~~~
음.
콩스프와 콩죽
그 중간 어드메쯤의 맛.
생각보다 훨씬 맛있었다.
아침식사로 좋았다.
부드럽고 부담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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