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사막속으로
황톳길을 걷다 본문
점심을 먹고
황톳길을 걸어보기로.
아는 분이 엄마가 황톳길을 걸으면
건강이 많이 좋아질거라기에.
처음 가는 길이라 네비를 켜고 갔다.
사람들이 많더라.
맨발로 걷는 사람들도 많고
양말이나 신발을 신고 걷는 사람들도 꽤 되더라.
엄마랑 나는 맨발로 걷기 시작했다.
처음 느낌은 아 차다.
올라가는 첫 구간은 좀 가파르다.
이게 황토가 맞나 싶기도 하고.
엄마는 너무 가팔라서 힘들다 한다.
좀 더 올라가니 갈림길이 나온다.
지나가는 사람이 오른쪽이 정방향이라며
그쪽으로 가야 한다기에 가보는 걸로.
조금 가다 보니 웬 사람이 누워있다.
처음보다는 평탄하다.
조금 걸으니 쉼터가 나온다.
잠깐 쉬고 엄마는 내려가고
난 한 바퀴 돌아보는 걸로.
길을 따라 걷다 보니
걷는 사람들이 많다.
가족끼리 온 사람들이 많네.
난생 처음 맨발로 걸어본다.
내가 상상한 황톳길과는 많이 달랐다.
부드러운 진흙같을거라 생각했는데
작은 돌들이 많고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다져진 길이었다.
지압돌 위를 걷는 느낌.
발바닥이 꽤나 아프더라.
어쩌다 푹신푹신한 진흙길도 있고,
나무 뿌리를 밟으니 시원하기도 하고.
근데 가도 가도 처음 온 길이 안 나온다.
아 이러다가 길을 잃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길을 알려준다.
왼쪽으로만 가라고.
시간이 꽤 지나도 내가 오지 않으니
엄마가 전화했다.
전화를 받고 걷는데 아무래도 이상해서
물어보니 길을 잘못 들었다.
다시 물어보니 온 길을 되돌아가
윗길로 가란다.
되돌아가보니
아까 알려준 갈래길에서 왼쪽으로 갔어야 했는데
오른쪽길로 간 거다.
그 길을 지날 때 엄마가 전화를 해서 지나친 거였다.
참으로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처음 가는 길은 왜 그리도 먼 것인지.
물어 물어 주차장으로 갔다.
아휴 길을 잃을 뻔했네.
ㅎㅎ
입구에 다다르니
사람들이 산에서 내려오는 물에
들어가 발을 닦는다.
물이 벌건 흙탕물이다.
그곳을 지나쳐 길은 건너니
화장실앞에
앉아서 발을 닦을 수 있도록
수돗가를 잘 만들어 놨네.
수돗물에 발을 씻으니
시원한게 좋다.
엄마에게 어떠냐고 물으니
다리가 부드러워진거 같단다.
내일도 또 가자고 하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많이 걸을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