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사막속으로
1학년 본문
아침 해가 떴다.
음
어젠 구름이어서 그나마 걷기 좋았는데.
덥다.
벌써.
양산을 어깨에 걸치고 걷는 아침.
개학을 해서인지 이 시간에 제법 차들이 많아졌다.
태풍 이후로 달라진 게 있다면
그간 거의 보이지 않던
오리들이 돌와왔다는 거다.
아침부터 머리를 물속에 박고서
뭔가를 먹고 있다.
오리들에 대해 오늘 처음 안 사실.
날개 끝에 검은 청록색 깃털이 있다는 거.
오리가 원래 회색빛에 갈색인 줄 알았는데
청록색도 보이더라.
오늘 처음 봤다.
ㅎㅎ
초등학교옆 골목.
골목이라고 하지만
차들이 많이 다니고
가끔 갑자기 확 나오기도 하는
살짝 위험한 곳이다.
그래서 주의해야 한다.
그 골목에 여자아이가 머뭇 머뭇거리며
서있다.
차가 올까 봐 못 건너나 보다.
아이에게
같이 가자
하니 선뜻 같이 걷는다.
몇 학년이니 하니 1학년이라네.
음 키가 커서 2학년쯤 되었나 했더니
투명한 파란 구슬이 달린 끈으로
양쪽으로 묶었다.
시원해 보이는 게 예쁘다.
-좋겠다, 근데 너는 싫지.
얼른 6학년이 되고 싶지-
하니
"아니요. 3학년 되고 싶어요."
-왜?-
"3학년 되면 이모가 슬라임 사준댔어요."
-ㅎㅎ 그렇구나 (귀여워라) 몇 시에 끝나니-
"왜요?"
-음 점심 먹고 오나 싶어서-
"그건 잘 몰라요"
한다.
살짝 경계심이 생겼나 보다.
그렇긴 하지.
낯선 사람인데.
오히려 그 편이 아이를 위해선 좋겠지.
험한 일 많은 세상이라.
학교 앞에 다다르자 인사하느라 바쁘네.
인사도 잘하고
한참 그럴 때지.
1학년이면.
1학년
첫날이었던가.
첫 수업날
엄마들이 문밖에 서있던 기억이 나네.
아버지가 매일 자전거로 태워다 주던 기억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