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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오리발

레테레테 2025. 2. 24. 10:57

해가 뜨기도 전

어스름한 아침.

라디오에선 

"봄 봄 봄 봄이 왔네요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때의 향기 그대로
그대가 앉아 있었던
그 벤치 옆에 나무도
아직도 남아있네요. ~~~"

가 흘러나오지만

아무리 봐도 지금은 겨울이다.

영하 7도면 겨울이 아니던가.

아침 바람은 어찌나 차갑던지.

봄이 그리워.

 

 

설전에 봄이 온 줄 알았다.

너무도 따뜻해서.

그런 따뜻한 날씨를 보며 든 생각은

이러다 다시 겨울이 오는 건 아닐까 하는.

몇 년 전에도 설전에 따듯하더니

막상 설이 되니 얼마나 춥던지.

혹시나 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였다.

오늘까지 춥고 내일부터는 따뜻하다는데

그러면 봄이 오는 걸까.

 

 

개울엔 아직도 얼음이 얼어있고

그 얼음 위로 오리들이 뒤뚱거리며

주황색발을 한발 한발 내딛는다.

물을 찾아 얼음 위를 걸어가는 거다.

볼 때마다 신기하다.

얼음물아래서 끊임없이 동동거리며 헤엄을 치고

이리저리 물 미끄럼을 타기도 하고

머리를 물속에 박고 뭔가를 열심히 쪼아대고.

춥지 않은가.

오리털 때문에 추위를 타지 않고

발이 시린 거 같지도 않고.

오리발이 부럽다.

차가운 물속에서도 얼음 위에서도

열심히 일하는 

오리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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