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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쉬는 날이다

레테레테 2025. 3. 13. 19:36

항상 차들이 길게 늘어서있던 

그 길을

평일 오전에 가 봤다.

차들이 거의 없다 해야 하나.

신호 한 번에 OK

와 신난다.

그래 이맛이지.

남들 다 일할때 노는 그 기분.

날씨 좋다.

차 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너무도 따갑다.

이젠 더울 정도다.

신호등을 기다리며 스카프를 풀고,

다음 신호등에선 패딩점퍼에서 팔을 뺀다.

그래도 너무 덥다.

봄이 이제 막 왔는데 여름인듯.

연신 이마를 훔치며 아 너무 덥다

이거 봄 맞아

혼잣말을 한다.

매일 아침 출근할때 느껴 보지 못했던 

봄날씨에 화들짝.

 

 

자동차 정비 예약을 해놔서

간만에 연차를 냈다.

아침부터 서둘렀더니 40분 정도 일찍 갔다.

혹여 차가 많으면 오늘 못할수도 있다기에.

시간을 내는게 쉽지 않으니.

접수를 하는데 직원이

예약시간보다 너무 일찍 왔다며

일찍 왔다고 해서 해줄 수는 없고 예약시간까지

많이 기다려야 한단다.

그러마 했다.

내가 일찍 온것이니.

이사 온 서비스센터는 처음이다.

예전보다 훨씬 좋네.

실외에서 하는 게 아니라 모든 정비는 실내에서 하나보다.

이사 온 줄도 몰랐다.

가본 지가 오래돼서.

일찍 간 덕분인지

예약차량이 안온덕인지

예약시간 전에 다 끝났다.

그 덕에 다른 볼일을 다 봤다.

 

엄마가 점심을 먹고 가자고 한다.

뭘 먹을까 

이건 항상 고민이다.

먹고 싶은 것도 갈 곳도 마땅치 않아서.

두부와 피자 중 어떤 것이 좋냐고 하니

피자가 좋단다.

난 솔직히 두부가 먹고 싶었다.

두부찌개나 아님 비지찌개.

엄마는 매일 먹는 것이어서 먹고 싶지 않았나 봐.

시골길을 달려 피자집에 도착하니

세상에 차가 가득하다.

자리 나 있을런지 하며 주차를 하는데

한 팀이 다 먹고 나간다.

들어가서 자리가 있냐고 물으니 있다네.

이 집은 피자보다 파스타가 유명한 집이다.

난 리조또가 먹고 싶었는데

엄마는 밥이 싫다네.

파스타도 싫고.

그래서 버섯피자와 리코타샐러드를 시켰다.

엄마 친구분은 치즈를 못 먹는단다.

근데 엄마는 못 먹는 게 없다.

다행이지.

먹고 싶은걸 다 먹어도 살이 안 찐다.

 

- 의사가 복 받은 것이라고 했다.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찐다고.

근데 정작 본인은 그게 스트레스다.

하도 말랐다고들 해서.

처음 보는 사람도 어쩜 그렇게 말랐냐 하니

엄마는 엄청 싫어한다. -

난 한쪽만 먹고 엄마는 한쪽 반.

지난번에 왔을 땐 단호박수프였는데

이번엔 양송이수프.

근데 시판맛이라 조금 실망.

그래도 대체적으로 맛있었다.

남은 피자는 잘 포장해 왔다.

아마도 다 엄마차지다.

집에 들러 장 봐온 음식들을 냉장고에 넣고 다시 나선다.

 

이번엔 화원에 가보기로 했다.

평일의 화원을 어떠려나.

일요일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주차하기도 힘들고

화원마다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꽃구경 사람구경이다.

역시나 사람들이 없다.

좋다.

3월 말 4월 초쯤 가면

화원 앞마당에 꽃들이 종류별로 가득한데.

오늘은 마당 한켠도 다 채우지 못했다.

너무 일렀나 보다.

이 집 저 집 구경했다.

그래도 예쁜 꽃들이 많다.

철쭉, 칼란디바, 동백, 아젤리아, 이름 모를 다육이들,

흑장미색의 호주매, 노란 애니시다 그리고 이름모를 꽃들

연보라 호주매를 살 생각으로 갔는데

너무 이른지 없다.

이번주말이나 다음주쯤 온단다.

그래서 노란 애니시다를 샀다.

일년초 말고 다년생 화초를 사는 걸로.

몇년전에 산 붉은 호주매는 꽃을 잘 피우고 있다.

집에는 붉은색 보다 연한 색 꽃을 놔야 

집안이 환해진다.

밖에서 보는 것과 집안에서 보는게 많이 다르더라.

꽃망울이 많은걸로 골라 왔다.

키우는 것은 엄마 몫이다.

난 그저 사오는 걸로 끝.

그래도 애니시다가 잘 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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