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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덕에 웃었다

레테레테 2024. 12. 10. 22:06

 

모자 속으로 찬 바람이 쑤욱 들어온다.

채비를 단단히 했다고 했는데 아닌가 보다.

햇살이 퍼지기 전

그 시간이 제일 춥다.

조금이라도 덜 추우려면 걸음을 재촉해야 한다.

다리 위.

불조심이라 씌어진 깃발이 거세게 내달린다.

아 춥다.

이 추운 아침 오리들은 왔을까.

다리아래 새끼오리들이 분주하다.

몇 마리인지 궁금해서 세어본다.

하나, 두울...열 둘.

열두 마리네.

옹기종기 모여 물속에 부리를 박고서 

부지런히 쪼아댄다.

대체 뭘 먹는 것일까.

정말 귀여워.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바라본다.

오리들은 발 시리지 않은가.

물이 찰 텐데.

그런 오리가 부럽기도 하다.

겨울만 되면 장갑을 끼고 두꺼운 양말을 신어도

손 시림과 발 시림은 피할 수 없다.

 

어느새 조금씩 하늘빛이 변해간다.

햇살이 연하게 퍼지고 있다.

어디선가 한 무리의 새가 나타났다.

크게 서너 바퀴 돌더니 

갑자기 방향을 바꾸더니

한 무리가 두무리로 나뉘어 반대 방향으로 날아간다.

그 순간 

새 몇 마리가 방향을 틀어 서로 다른 무리 속으로 들어간다.

아니 저게 무슨 일이지.

뭔가 착각했는지

자기 무리를 떠나 다른 무리를 따라갔었나 봐.

혼자보기 아까운 광경.

정말 우껴서 혼자 웃었다.

어리바리한 비둘기 덕에 출근길이 즐거워졌다.

다음번엔 제대로 자기 무리에게로 갈 수 있을까.

큰 웃음을 준 비둘기에게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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