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사막속으로
목마른 장미에게 물을... 본문
9월 초 토요일 출근길.
다른 때보다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섰다.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사무실에 들어가기엔 아까운 날씨.
비가 그친 아침
하늘이 싱그럽다.
뭘 할까 하다가
초등학교에 들어가 봤다.
교문을 지나자 모래밭이 펼쳐지고
담장옆으로 의자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의자가 있었다니
십 년이 넘게 옆을 지나다녔는데 처음 봤다.
학교 안으로 들어올 일이 없었으니.
건물은 ㄱ역자를 왼쪽으로 뒤집은 모양(?)
왼편건물 위에 전광판이 보인다.
아 저기 있었구나.
정면에 보이던 날짜와 시간 날씨가 보이던 것이었는데
어느 순간 사라져서 어디 갔나 했더니.
아침기온은 선선하고
햇살을 빛나고
파아란 하늘 위로
깃털 같은 구름이 쓰윽 칠해져 있다.
예쁘다.
운동장으로 내려서니
새벽까지 내린 비로 모래가 물을 잔뜩 먹었다.
발이 푹푹 빠지면 어쩌나 했는데
생각 외로 땅이 단단했다.
걷기 좋게.
전광판 쪽으로 걸었다.
화단이 있다.
장미와 나팔꽃
그리고 이름 모를 나무들이 있다.
장미가 피었다.
이 계절에.
근데 이 계절에 원래 장미가 피었던가.
음.
빗방울 머금은 장미.
사진을 찰칵 찍어본다.
이럴 때면 사진기가 절실해.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찍어 본다.
생각처럼 나오진 않았지만
만족해야지.
장미가 시들어간다.
다행이다.
지기 전에 볼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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