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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사막속으로
펼 펄 눈이 내린다. 이런 날에는 달달한 커피믹스가 좋다. 쓰윽하고 콧속으로 들어오는 커피 향이 어찌나 좋은지. 단 커피는 별로지만 그윽한 커피향은 하루종일 맡아도 좋을 거 같아. 눈이 내리고 그치고를 반복하고 있다. 아침엔 쌀가루 같은 눈이 조금씩 날렸다. 크리스마스이브와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렸다. 눈송이가 점점 더 커지며 점점 더 빨리 떨어지고 있다. 눈송이마다 모양이 다 다르네. 지금은 마치 새처럼. 날개를 위로 접은 그런 모습이네. 너무 예쁘다. 새들이 나는 거 같아서. 조금은 빠르게 혹은 느리게. 계속 보고 있으려니 멀미가 난다. 아 촌스럽게.
이틀간 비가 내렸다. 여름 장맛비처럼. 비가 어찌나 많이 내렸던지 개울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물이 넘실 거린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거세게 내려가는 개울물. 넘실대는 개울물 위로 흰 눈이 내린다. 눈과 물이 하나 되어 흘러 흘러간다. 12월에 이런 풍경은 처음이다. 개울을 물들였던 초록은 이제 검은 갈색으로 변해버린 채 고개를 푹 숙이고서 땅으로 땅으로 가까워지고 있다. 이 계절에 이때쯤엔 눈이 펑펑 내리고 개울물은 거의 얼어가고 있어야 할 때인데. 개울둑엔 초록 초록하다. 잡초와 잔디들은 봄에 머물고 있는 듯하다. 갈색과 초록이 함께한 계절. 눈 속에서도 그 초록들은 잘 버텨가며 봄을 맞겠지. 이 눈 내리는 날 백로와 왜가리와 작은 새끼 오리들은 잘 지내고 있는가. 어디서 작은 새끼 오리들이 온 ..
커다란 눈송이가 바람을 타고 빙글 빙글 돌다가 사뿐히 내려 앉는다. 마치 흰 나비처럼 우아하게. 장난끼 많은 바람은 하이얀 눈을 빙글 빙글 돌리다가 갑자기 땅바닥에 내리 꽃히기도 하고 게처럼 옆으로 비껴 불기도 한다. 천천히 빠르게 바람따라 이리저리 춤을 추듯 나부끼는 하이얀 눈송이. 하늘엔 하얀 눈송이가 가득하다.
요즘은 예전같지 않다. 여름이후 그 일상이 사라진 느낌. 봐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들어도 귀에 들리지 않고. 왜 그럴까...
해순이가 어느덧 1살이 되었다. 세상에 벌써 한살이라니. 그래도 잘 커줘서 고맙다. 그리고 나도 기특하다. 잊지 않고 잘 보살펴줘서. ^^ 엄만 한번 보내서 내 해순이보다 한 달 정도 어리다. 엄마도 그 뒤로는 밥도 잘 주고 물도 잘 갈아주고 신경써서 키우고 있다. 너무 커서 어쩌나 했는데 365일이 되니 수조를 교환하라고 메시지가 나온다. 교환해 주니 다시 작아졌다. 또 열심히 키워 봐야지.
눈이 온다. 펄펄. 눈송이도 꽤 크네. 목화솜 같은 눈송이들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두 번째 눈이 첫눈처럼 펑펑 내린다. 우산을 쓰고 가야 될 듯...
어제 퇴근 후 약속이 있었다.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엄마에게 집에 간다며 저녁을 뭐 먹었냐니 "네가 만든 빵" - 어떤 거? - "팥빵" 한다. 지난 토요일부터 일요일 바빴다. 토요일엔 퇴근하자마자 두부과자를 만들었다. 2시간 정도 걸린 듯. 반죽하고 밀고 포크로 찍고 칼집내고 자르고. 굽는 시간에 만들고 기다리다 보니 토요일 저녁이 갔다. 과자를 워낙 좋아해서 과자를 사 먹는데 문제는 내가 먹으면 엄마가 꼭 옆에 와서 같이 먹는다는 거. 엄만 먹는 걸 조절해야 하는데 내가 먹으니 그게 안되네. 엄마 때문에 두부과자를 잔뜩 만들어 놨다. 다행히도 엄마가 좋아한다. 일요일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팥찐빵 반죽을 했다. 냉장고에 삶아 놓은 팥이 있기에 다시 한번 만들어 보기로. 지난번엔 반죽이 좀 딱딱하게 되었..
어제 점심 먹으러 나가려는데 뭔가 날린다. 아 첫눈이었다. 아주 잠깐 날린 눈발. 이것도 첫눈이라 할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