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525)
반짝이는 사막속으로
어젠 해가 반짝이더니 오늘은 회색빛이다. 설이 지나서인지 화단이 연두 연두 하다. 잔디가 벌써 고개를 내밀고 있네. 산수유 열매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노오란 색이 붉은 껍질(?) 밖으로 비춘다. 내일이라도 툭 하고 노란 꽃이 필 것만 같은. 줄기만 남은 목련은 가지마다 회색빛 망울을 가득하다. 손으로 만지면 엄청 부드러울거 같다. 그러고 보니 목련 망울은 한 번도 만져본 적이 없네. 목련나무에 키가 자라가지 않아서 그런것도 같고 만져볼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저 바라보며 언제 꽃이 필까 하는 생각만 했지. 날이 얼마나 푹한지 봄날이다. 해만 나면 정말 따스한 봄날일텐데. 개울엔 아직도 누런 풀들이 가득하다. 따뜻한 날씨덕에 새끼 오리들만 신났다. 위에서 물을 타고 내려오며 미끄럼을 타고 한 마리가 가..
어찌어찌하다 보니 벌써 2월 중순이네. 2월 초는 정말 엄청 바빴다. 설 전날까지. 이번 설은 별거 한 일 없이 잘(?) 지나갔다. 엄마가 작년 추석부터 차례는 지내지 말고 제사만 지내자고 해서. 설 오전엔 만두 만들고 제법 속이 꽤 많았는데 오전에 끝났다. 예전 같으면 오후 2시나 3시쯤 끝났을 텐데. 아침에 눈 뜨자마자 만두피 반죽을 해 놓고 이번엔 밀가루에 통밀이랑 메밀가루 강황가루를 넣었더니 식감은 약간 거칠고 빛깔은 곱다. 엄마가 깨서 아침에 먹을 만두만 만들고 그러고 나서 난 만두피를 하나씩 밀고 엄만 만들고 찌고. 서너 봉지정도 될라나. 한동안 먹을 수 있네. 저녁 걱정 없이. 오후엔 TV를 보다가 자다가를 반복했다. 이틀간. 자고 자고 밤에도 잘 자고. 암튼 많이 잤다. 현관문을 열어보지도..
해가 떴어야 할 시간. 아직도 어두컴컴. 회색빛 하늘. 시간이 지나도 해는 보이지 않고 구름만 가득한 아침. 어제보단 바람이 좀 차다. 다리를 건너며 개울을 보니 저 멀리 오리들이 물을 따라 둥둥. 뭔가 머리 위로 날아가기에 보니 왜가리 한 마리가 휙 지나간다. 뒤이어 또 한마리의 왜가리. 언제나 혼자이던 왜가리에게 친구가 생겼다. 한동안 한마리만 보이더니 오늘은 두 마리다. 친구와 함께 있으니 좋겠지. 개울물이 이끝부터 저 끝까지 꽉 채우며 흘러간다. 올해 비와 눈이 잦아서 그런가 보다. 오늘도 퇴근 무렵 싸락눈이 바람을 타고 사선으로 꽂힌다. 내일은 해가 나오려나. 언제 해를 봤는지 기억이 잘 안나네. 해가 났으면 좋겠다. 마음이 말랑말랑 해지게
# 비로 진눈깨비로 눈으로, 물이 참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어제가 입춘이었는데 오늘은 겨울인듯하다. 개구리가 다시 잠들지 않을까. 참으로 변화무쌍한 날씨. ## 이번 감기 무섭다. 보름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도 감기기가 남았다. 나았으려나 하면 목이 아프고 나았으려나 하면 기침이 나고. 그나마 오늘은 좀 살만 하다. 그렇지 않아도 바쁜 월말 월초. 설이 있어서 더 바쁘고 거래처에서 시스템을 바꾸는 바람에 더 속 시끄럽다. 자기네가 해야할 일을 우리에게 떠 맡기는 바람에. 어쩌겠나. 을이라는게 이런 거 아니겠나. 오전 내내 전화받느라 정작 내일은 하지도 못했다. 지난 금요일부터 계속이다. 내일은 좀 나으려나. ### 머리가 너무 복잡해서 음악을 들어본다. 첼로 모음곡으로. 좋네. 첼로의 그 굵고 ..
파란 하늘 흰 구름. 부드러운 햇살 그리고 눈. 눈이 날린다. 찬 바람을 등에 업고. 아. 겨울이 끝난게 아니었다.
출근길. 어디선가 갑자기 새끼오리 네마리가 나타났다. 개울 한가운데서 유유히 물위를 떠다니고 있다. 큰 오리는 보이지 않는다. 내 눈에만 안띠는게 아닐까. 지난번에 본 오리와는 다른 오리인가 보다. 아주 작다. 멀리서도 정말 귀여워. 근데 오리들은 어떻게 새끼들을 키울까. 누가 가르쳐 주는걸까. 새끼들도 처음 살아보는 생이고, 어미들도 엄마가 처음일텐데. 모는걸 다 알려줘야겠지. 어떤 동물을 피해야 하는지. 그들에겐 사람도 피해야할 대상이겠지. 지난번 오리들이 귀여워서 발걸음을 멈추니 갑자기 훨훨 날라가더라. 지난주 개울가에서 처음으로 고양이를 봤다. 처음엔 잘못 봤는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검은 무늬가 있는 고양이가 오리들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더라. 오리들도 고양이가 있다는걸 알았겠지. 고양이가 안..
오늘 아침은 5분 정도 일찍 집에서 나왔다. 매일 일어나는 시간이 조금씩 차이가 있어도 아침을 먹고 나면 거의 비슷한 시간이다. 커피를 내리는 날도 거의 비슷하다. 엄만 아침은 꼭두새벽에 먹는데 뭘 하다가 그리 급하게 가냐고. 꾸물대긴 엄청 꾸물댄다고 한소리 한다. 나도 이상한게 거의 매일 같은 시간에 나갈 준비를 마치는데 나올 땐 매일 허겁지겁하면서 나온다. 일찍 준비를 한 날엔 아 너무 이른데 하며 잠깐 TV를 보다 보면 늦었다. 그렇다고 그 프로그램을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오늘은 모래에도 꽃이 핀다 재방송을 보다가 정신 차려 5분쯤 일찍 나왔다. 근데 사무실에 도착한 시간은 늦게 나온 시간이랑 비슷하다. 조금 늦은 날엔 서둘러 걷는데 오늘은 시간이 많아서 여유 있게 걸었더니 그런가 보다.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