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사막속으로
서늘한 여름 햇살 본문
창 너머
흐르는 햇살이
서늘한 아침.
참 이상하지.
햇살이 서늘하다.
봄만 하더라도
그 부드러움에 따스했는데
34도를 넘나드는 이 날씨에
왜 이리도 서늘해 보이는 걸까.
다리 위로 길게 드리운
전봇대 그림자가
아주 조금씩 움직인다.
근데 그게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가늠이 안된다.
여름이 지고 나면 아 그쪽이구나
하는데 지금은 모르겠다.
그 많던 오리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백로와 왜가리 한 마리씩만 있다.
수로 양쪽에 자리 잡았는데
왜가리는 왼쪽을
백로는 오른쪽을 보고 있다.
다행이다.
다른 쪽을 보고 있어서.
혹시 같은 곳을 보다가
먹이로 싸우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을 테니.
오리가 떠난 자리엔
제비보다 작은 새가 몇 마리 보인다.
새소리가 예쁜데 이름은 모른다.
그 많던 송사리도 보이지 않는다.
봄에 포클레인이 와서
개울에 새로 자갈을 깔더니
다들 떠난 것인지.
아마도 여름이 깊어지거나
가을이 오면 돌아오지 않을까.
대체 왜 자꾸 개울물에 자갈을 넣는 것일까.
까마귀처럼 병에 돌을 넣어 먹이를 꺼내 먹을 것도 아닌데.
이렇게 여름이 시작되고 있다.
보지 못했던 서늘한 여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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