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사막속으로
오늘 같은 밤에는 본문
회식.
회식이 끝나고 다들 제갈길로.
난 버스를 타고 오는 걸로.
눈이 녹아 질척거리는 길을 걸어간다.
밤임에도 춥지 않아 눈이 계속 녹고 있다.
눈은 내릴 땐 예쁜데 눈이 그치고 나면 영 깔끔 치 않다.
밤길.
남녀 커플 한쌍이 지나간다.
간간이 지나가는 차들이 시커먼 눈덩이를 뿌리고 갈 뿐
아무도 없다.
무심코 앞을 보니
아버지가 다니던 사무실 앞.
어렸을 땐 그곳에 커다란 연못이 있었고
커다랗고 하얗고 붉은 잉어들이 노닐고 있었다.
가끔 놀러 갔었다.
엄마랑 아버지랑 저녁을 먹던 식당은
오간데 없고 그저 기억만 남았다.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네.
네댓 살 때 아버지가 스케이트를 신겨 손을 잡아주고
걸음마를 가르쳐 줬었다.
겨울마다 개울가 스케이트장에 가서 스케이트를 빌려 함께 타고
어묵도 사 먹고 뜨끈한 국물도 먹고.
눈 내리던 겨울날 오후
아버지랑 서점에 가서 동화책 꾸러미를
양손 무겁게 들고 왔었다.
참 재밌게 읽었었다.
험프리와 동생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제목은 생각나지 않네.
형이 동생대신 나무에서 떨어져 다쳐 형이 세상을 떠나는 내용이었던 거 같은데.
너무 슬펐어.
그 짧은 시간에 갑자기 슬픔이 몰려왔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너무 슬펐어.
너무도 빨리 가버린 아버지.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엔 항상 아버지가 있었다.
빨간 구두를 사준 사람도 아버지였다.
평소엔 말 없는 무뚝뚝한 아버지였지만
술을 드시고 오실 때면 꼭 내가 좋아하는 과자를 한 아름 사가지고 오시는.
오늘 밤에는
아버지가
참
많
이
생
각
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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