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사막속으로
이 아침에 본문
영하와 영상을 오르내리는 아침.
어느새 산수유 나무는 노란 꽃이 활짝 피었고
목련은 뽀얀 속살을 살며시 드러내고 있다.
잔디는 누런색보다는 초록이 더 많다.
작은 싹도 있지만 겨울내내 초록을 빛내던 잡초는
더 빛깔이 진해지고 많이 자랐다.
이렇게 봄이 왔다.
출근시간.
웬 사내가 편의점 앞에 서서 뭔가를 마신다.
뭔가 하고 보니
초록색 소주병.
소주를 음료수 마시듯 병째 들고 마시다
내가 가니 다시 편의점 안으로 들어간다.
아 이 시간에 술을 병째로 길거리에서 마시는 사람도 다 있구나
하며 건널목에서 초록불을 기다리는데
누군가 옆에 선다.
깜짝.
좀전 그 사내였다.
찬찬히 보니
챙있는 빨간 모자에 티셔츠가 보이게 입은 점퍼에 츄리닝.
밑창이 주저앉은 신발을 신고 있었다.
술을 마신 걸로 봐선 출근하는 건 아닌 거 같고.
그는 아침을 그렇게 맞고 있었다.
그도 사연이 있겠지.
바삐 걷는 사람들.
줄지어 가는 차들.
이렇게 하루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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