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사막속으로
중복이라네 본문
아침부터
발꿈치를 따라오는 햇살.
아
어제의 그 선선함이 그립다.
걸을 땐 그리 덥지 않은데
멈추면 어찌 그리도 더운 것인지.
다리 건너기 전까지만
열심히 걷고
다리부터는 어슬렁어슬렁
개울 구경도 하면서
천천히 걸었다.
한 차례 시뻘건 흙탕물이 쓸고 간
개울엔
전에 없던 돌무더기섬이 생기고
초록을 뽐내며 질긴 생명력을
과시하던 잡초들이
허연 줄기만 남긴 채 누워들 있다.
아마도 다시 일어서긴 어려울듯하다.
내년을 기약해야겠지.
큰 물이 가고 나면
그 빛나던 초록도 지쳐간다.
여름은 깊어지고
서서히 가을을 맞을 준비를 하나보다.
개울가로 길게 드리운 전봇대의 그림자가
점점 차도로 가까워지면
그 또한 여름이 가고 있다는 거다.
오늘이 벌써 중복이네.
우린 어제 미리 복달임을 했다.
류수영의 닭날개를 어제 해봤다.
닭날개는 그제 사서 양념에 재웠다가
어제
반은 기름에 튀기고
반은 조려봤다.
역시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더니
튀김이 더 맛나긴 하다.
근데 레시피대로 한 게 아니라
집에 있는 재료만 가지고 했더니
그리 바삭하지 않네.
간장과 굴소스, 고춧가루만 넣었다.
케첩은 없어서 패스
설탕은 달아서 패스.
그리고 향신료를 많이 넣었다.
냄새날까 봐.
엄만 맛있다네.
엄만 좋겠다.
이런 거 해주는 딸이 있어서
하니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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