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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사막속으로

지난번에 반차를 쓰고 남은 반차를 썼다.약속 시간이 좀 남아뜨거운 커피를 한잔 들고,햇살이 들지 않는 커다란 나무 아래벤치에 앉았다.아직은 그늘에 있어도 시원하다.온통 초록빛.연두빛과 초록이 함께 빛난다.간혹 흐드러진 장미들이 보인다.붉고 노랗고 연보라장미꽃들.더할 나위 없이 좋다.연두빛 잔디 위로 초록 나뭇잎들.이렇게 예쁘다니.봄에 벚꽃구경 왔을 때 미처 보지 못했다.혼자 오니 이런 광경도 보는구나.초록을 감상하다 장미꽃을 보니뭔가 허전하다.한무리의 관리인들이 왔다가더니흐드러진 꽃들이 자취를 감췄다.아 그분들이 가위를 가지고 다니더니몽우리들만 남기고 다 잘라가 버렸다.아쉬워라.사진을 찍으려 보니색감이 살지 않는다.아 사진기가 눈을 못 따라가는구나.그냥 눈에만 담아왔다.너무 좋다.파아란 하늘에 구름은 또..
창 너머흐르는 햇살이서늘한 아침. 참 이상하지.햇살이 서늘하다.봄만 하더라도 그 부드러움에 따스했는데34도를 넘나드는 이 날씨에왜 이리도 서늘해 보이는 걸까. 다리 위로 길게 드리운 전봇대 그림자가아주 조금씩 움직인다.근데 그게 오른쪽인지 왼쪽인지가늠이 안된다.여름이 지고 나면 아 그쪽이구나 하는데 지금은 모르겠다.그 많던 오리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백로와 왜가리 한 마리씩만 있다.수로 양쪽에 자리 잡았는데왜가리는 왼쪽을백로는 오른쪽을 보고 있다.다행이다.다른 쪽을 보고 있어서.혹시 같은 곳을 보다가 먹이로 싸우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을 테니.오리가 떠난 자리엔제비보다 작은 새가 몇 마리 보인다.새소리가 예쁜데 이름은 모른다.그 많던 송사리도 보이지 않는다.봄에 포클레인이 와서개울에 새로 자갈..
갑자기 와버린여름.봄은 미처 간다는 말조차전하지 못하고 떠나갔다.지난주에는 아직은 반팔이 이르지 않을까 했는데웬걸이젠 한여름 옷을 입어야 하겠다.지난겨울의 흔적을 지워가고 있는데지우기도 전에 한여름이 왔다.이런.선풍기를 틀었다 껐다를 반복한다. 예전엔 획기적인 일이 있었음 좋겠다 했었다.삶이 너무나 평범하고 단조롭고 재미가 없다는 생각에.지금은그저 평범하고 단조로운 평안한 삶을 살고싶다.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복 받은 일이겠는가...
너의 의미-산울림-너의 그 한마디 말도그 웃음도나에겐 커다란 의미너의 그 작은 눈빛도쓸쓸한 뒷모습도나에겐 힘겨운 약속너의 모든 것은내게로 와풀리지 않는수수께끼가 되네슬픔은 간이역의코스모스로 피고스쳐 불어온 넌향긋한 바람나 이제뭉게구름 위에 성을 짓고널 향해 창을 내리바람 드는 창을너의 그 한 마디 말도그 웃음도나에겐 커다란 의미너의 그 작은 눈빛도쓸쓸한 뒷모습도나에겐 힘겨운 약속너의 모든 것은내게로 와풀리지 않는수수께끼가 되네슬픔은 간이역의코스모스로 피고스쳐 불어온 넌향긋한 바람나 이제뭉게구름 위에 성을 짓고널 향해 창을 내리바람 드는 창을슬픔은 간이역의코스모스로 피고스쳐 불어온 넌향긋한 바람나 이제뭉게구름 위에 성을 짓고널 향해 창을 내리바람 드는 창을너의 그 한 마디 말도그 웃음도나에겐 커다란 의미너..

오늘은 일요일.몇 년 전부터 가보려 했던새로운 카페에 가보는 걸로사람이 많을까 봐 일부러 늦은 시간에 갔는데주차장이 꽉 찼다고 기다리란다.나가는 차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고.조금 기다리니 자리가 난다.카페가 작은 수목원 같다.건물이 두동이 있고잔디밭에 크고 작은 나무들이 있고옆으로 물이 흐른다.계곡은 아니고 시냇물정도.아이들이 물에 들어가 걸어 다니기도 하고잔디밭을 맘껏 뛰어다니며 장난을 친다.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아기가졸졸졸 물이 흐르는 우물가(?)에앉아 주변에 있는 돌들을 던지며 놀다가나뭇가지로 물줄기를 막는다.아기가 얼마나 깔끔한지 돌을 엄지와 검지로잡아서 하나씩 물에 던진다.귀여워.말을 배우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지 연실 옹알거리며 돌을 던진다.한참 아기를 보다가 카페를 둘러보았다.온실이 있..
지난 토요일 아침.다리 위로 올라서니나와 눈 맞출 만큼 자란아카시아 나무에 흰 꽃들이 주렁주렁.아카시아 향이 희미하게 흐른다.퇴근하다아카시아 나무에 가까워져 가니훅 하고 진한 아카시아 향이 코로 들어온다.아 아카시아의 계절이 왔구나. 그 누군가에겐참으로 만감이 교차하는 향이리라.매년 아카시아 나무 아래를 걸으며함께 했던이와다시는 걸을 수 없다는.이번주 내내 맘이 좋지 않았다.다시는 볼 수 있을는지.나도 이럴진대그들은 어떻게 견디고 있는 것인지.안타까운 시간이 흐르고 있다.기적이란 게 필요한 시간이다...

일요일 오후.엄마와 우리가 자주 가던 카페에 갔다.감기가 있어 집에서 쉬고 싶었는데아침에 오전에 마트에 가고 오후엔 카페에 가서 팥빙수를 먹기로 했다.엄마가 2시 반쯤 지금은 가야 되지 않을까 하기에 집을 나섰다.사람들이 많으면 어쩌지 하고 갔는데의외로 사람들이 없었다.햇살이 내리쬐는 탁자에 앉았다.혹시 팥빙수를 먹으면 춥다고 할까 봐.엄마는 팥빙수난 아메리카노와 마카롱세트.엄마가 의외로 팥빙수를 좋아하네.얼음이라 차가워서 싫다고 할 줄 알았는데.엄마는 요즘 먹고 싶은 게 많다.TV에서 나오는 것은 다 먹고 싶단다.저것도 맛있겠다.저것도.난 별로다.이제 먹고 싶은게 없다.예전엔 먹고 싶은게 많았는데.먹고 싶지도 않고.이상하지.다 먹을 만큼 먹어본 게 아닐까.과자도 아이스크림도.엄만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
월요일. 날씨가 생각나지 않는다. 퇴근 무렵 하늘이 파랬고 갈비 같은 흰 구름들을 잠깐 봤을 뿐. 어젠 날이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해가 반짝 나면 콧바람을 쐬러 가려했는데 엄마가 베란다에 나갔다 오더니 바람이 많이 불고 춥단다. 계획을 바꿔 마트와 화원에 가보는 걸로. 엄마가 작년에 산 분홍 아젤리아 가지치기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잘라야 할지 모르겠다고 아젤리아를 들고 가보자고 해서. 뭔가를 부탁할 땐 되도록이면 늦게 가는 게 나을 듯해서 마트에 먼저 갔다가 가는 걸로. 느지막이 갔더니 주차할 곳도 많고 좋다. 가서 물어보고 흰 마가렛도 하나 들고 왔다. 가지치기는 가을쯤에 하는 걸로. 저녁을 먹고 조용하기에 엄마가 뭐 하고 있나 하고 보니 곰인형을 꼭 안고 앉아서 자고 있다. 세상에 맙소사. 여..